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작년 11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난데없이 '방향 전환'을 언급해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2024년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연 3.50%였던 기준금리를 2.50%까지 1.0%포인트(p) 내린 이후 동결해왔으나 시장에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지 않자 계산된 충격 요법으로 강하게 경고해 이를 바로 잡았다. 이 총재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당시는 환율과 부동산 가격이 너무 뛰어 욕먹을 각오를 한뒤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하가 계속될 건 아니라는 시그널을 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한은이 켠 방향 전환용 '깜빡이 신호'를 좀 더 들여다보면 의미가 명확해진다. 작년 11월엔 금통위원 1명이 금리인하를 주장했지만, 이달 금통위에선 금리를 내리자는 의견이 자취를 감췄다. 이달 통화정책 의결문에선 '금리 인하 가능성'이라는 문구가 아예 삭제됐다. 이 신호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 부진한 경기를 뒷받침하던 시기가 끝났다는 '방향 전환의 깜빡이 신호'다. 1,400원대 후반의 원/달러 환율이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잡고 주식 시장 과열 우려가 나오는 데다 부동산과 가계부채는 불안하니 금리를 내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한은의 기준금리는 당분간 동결 국면이 이어질 것이다. 금리 인상은 많은 고통과 저항을 수반한다지만, 인상이 아니라 인하에서 동결로만 바뀌어도 고통은 따라온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투자자들은 더 이상 전처럼 유동성이 뒷받침될 수 없음을깨달아야 하며, 특히 빚투족과 영끌족은 앞으로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어쩌면 '에브리싱 랠리'의 정점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트럼프 시대는 언제 어떻게 발목을 잡을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동결 이후 한은의 행보는 오직 통화정책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달렸다. 그러니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엔 그저 중앙은행이 발신하는 신호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그 흐름에 맞서지 말고 따르는 게 최선이다. '코스피 5,000 시대'를 목전에 두고 김 빠지는 소리를 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우리 투자자들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