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서 단식은 언제나 논쟁적이다. 진정성 논란이 뒤따르고, 계산된 정치 행위라는 의심도 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의 단식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지점에 와 있다. 단식 7일째, 의료진은 병원 이송을 권고했고, 장 대표는 이를 거부한 채 사생결단의 각오를 밝혔다. 이쯤 되면 정치적 수사를 넘어, 한 정치인의 생명과 정치의 책임을 함께 묻지 않을 수 없다.
 
장 대표가 요구하는 것은 통일교 의혹과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이른바 ‘쌍특검’ 도입이다. 이는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전술이라기보다, 정치권 내부 공방으로는 더 이상 해소되지 않는 의혹을 제도적으로 정리하자는 요구에 가깝다. 특검은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장치가 아니다.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공정정대하게 밝히는 최소한의 공적 절차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야 한다. 그러나 그 통로가 막힐 때, 정치인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장동혁 대표의 단식은 바로 그 막다른 골목에서 나온 선택으로 보인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했다면 이처럼 위험한 길을 택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지나치게 조심스럽다 못해 소극적이다. 침묵은 전략일 수 있으나, 국민에게는 회피로 비칠 수 있다. 특히 단식이 실제 생명의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명확한 입장 표명을 미루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의 모습과 거리가 있다.
 
과거 정치권에는 ‘가짜 단식’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오르내렸다. 여론전을 위한 단식, 출구가 이미 정해진 단식은 정치 불신만 키웠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의료진의 경고와 건강 악화가 현실이 된 단식을 여전히 정치적 연출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이 쌍특검을 수용한다고 해서 정치적 패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의혹을 제도적으로 검증하자는 요구에 응답하는 것은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 민주주의는 불리할 때도 원칙을 지키는 데서 신뢰가 쌓인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장동혁 대표의 생명이 더 위태로워지기 전에, 그리고 정치가 최소한의 품격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불어민주당은 쌍특검에 분명히 답해야 한다. 정치가 사람 위에 서서는 안 된다. 그 원칙만큼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