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들이 머물렀던 무대, 국제 질서의 대화가 오갔던 공간은 이제 경북 관광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있다. APEC이라는 거대한 이벤트의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경북은 이미 ‘그 다음 장’을 펼치고 있다. 단발성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국제적 경험을 지속 가능한 관광 유산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다.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사장 김남일)는 지난 21일 ‘2026년 중점사업 추진계획 보고회’를 열고 POST-APEC 시대를 관통할 핵심 전략과 중장기 청사진을 공개했다. 공사는 올해 경영 슬로건을 'NEXT, 새로운 성장과 가치 창조의 시작'으로 정하고 경북 관광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했다.
▲APEC의 영광, ‘기념’이 아닌 ‘자산’으로...‘新 실크로드 마케팅’ 구현
 
공사의 전략은 분명하다. 2025년 APEC 정상회의의 성과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영구적인 관광 자산으로 고도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주엑스포대공원 내에 APEC 정상회의장을 재현한 ‘APEC 정상회의장 기념관’을 조성한다.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경북이 국제 외교와 관광의 무대였음을 상징적으로 증명하는 랜드마크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POST-APEC 연계 고부가가치 관광객 유치를 위한 특화 상품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APEC 레거시를 콘텐츠화한 관광 상품을 체계적으로 발굴·지원해 경주를 세계인이 찾는 글로벌 관광 명소로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아랍권을 겨냥한 ‘新 실크로드 마케팅’이다. ATM(아라비안 트래블 마켓) 박람회 참가를 통해 고부가가치 시장을 개척하고 ‘2026 경북 방문의 해’와 연계한 로드마케팅과 트래블 마켓 운영으로 국내외 관광 수요를 동시에 끌어올릴 계획이다.
▲5월, 세계 관광의 시선이 경북으로......PATA 연차총회 연다
 
경북 관광의 국제적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결정적 무대도 예정돼 있다. 오는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포항과 경주 일원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연차 총회’다. 전 세계 관광 기구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총회는 경북의 글로벌 관광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공사는 이 총회를 통해 경북의 MICE 인프라 경쟁력을 세계에 각인시키고 국제 협력의 지평을 넓혀 장기적인 관광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국제회의 유치 경험과 APEC 개최 성과가 맞물리며 경북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관광 거점으로 도약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보문관광단지, ‘머무는 공간’으로 재탄생, ‘스카이워크 및 전망대’ 조성 등
 
대한민국 관광 1번지 경주 보문관광단지도 대대적인 변신을 앞두고 있다. 공사는 보문단지를 숙박·관람 중심지에서 밤낮이 살아 있는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핵심 사업 중 하나는 ‘국립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광역사관 분관’ 유치다. 문체부의 ‘문화한국 2035’ 계획에 반영된 국가 프로젝트로, 유치가 확정될 경우 보문단지는 대한민국 관광 50년의 기록과 미래 비전을 아우르는 국가급 플랫폼으로 거듭나게 된다.
 
약 300억 원 규모의 ‘스카이워크 및 전망대’ 조성도 추진된다. 올해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해 사업 타당성을 확보하고 국비 확보를 위한 단계적 절차에 들어간다. 보문호를 조망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는 단지의 상징성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밤이 더 아름다운 관광지로...보문호 산책로 전 구간에 야간 경관 조명 보강
 
야간 관광 활성화를 위한 ‘빛의 루트(Night Trail)’ 조성 사업도 본격화된다. 보문호 산책로 9.5km 전 구간에 야간 경관 조명을 보강해 밤에도 안전하고 쾌적한 산책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APEC 유산을 활용한 ‘LED 미디어월’ 설치로, 21개 회원국을 상징하는 미디어 콘텐츠를 선보이며 글로벌 감각을 더한다.
 
오는 10월에는 ‘2026 보문 Night Run’ 등 액티비티 행사를 통해 젊은 관광객의 발길을 유도한다.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는 어린이 만화 사생대회, 동춘서커스 100년 기념전, 신라&아랍 페스티벌 등 세대와 국경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이 연중 이어진다.▲AI와 광역 연계, 관광의 지평을 넓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디지털 전환도 핵심 축이다. 공사는 내부 업무 시스템에 AI 플랫폼을 도입해 행정 생산성을 혁신하고 관광 빅데이터를 분석한 ‘AI 기반 경북관광 트렌드 이슈 리포트’를 정기 발간해 시·군과 공유할 계획이다.
 
광역 협력 전략도 강화된다. APEC 개최 도시라는 공통분모를 활용한 ‘경북-부산 APEC Pass(가칭)’ 도입을 검토 중이며, 충북·전북 등 인근 지자체와 연계한 광역 관광 벨트 확장에도 나선다. 동해선 개통과 연계한 ‘기차타고 경북맛로드’는 철도 관광객 유입을 이끄는 실험적 모델로 주목된다.
▲사람이 머무는 관광, 산업이 되는 경북...관광 스타트업 육성부터 청년 일자리까지
 
관광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 공사는 ‘경북 관광 스타트업’ 공모를 통해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사업화 자금과 팝업스토어 운영을 지원해 민간 혁신 생태계를 키운다. ‘경북형 K-관광 종합아카데미’를 통한 현장형 인재 양성, 청년 인턴 지원 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도 병행한다.
 
김남일 사장은 “2026년은 APEC의 유산을 미래 가치로 승화시켜 경북이 세계적인 관광 거점으로 도약하는 중대한 분기점”이라며 “디지털 혁신과 차별화된 인프라를 동력으로 다시 찾고 싶은 경북, 머물고 싶은 경북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APEC 이후의 경북 관광은 이제 ‘다음(NEXT)’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공사가 제시한 올해 경영 슬로건 ‘NEXT’는 미래확장('N'ew Growth), 내실강화('E'SG & Excellence), 고객가치(e'X'perience), 장기유산('T'ourism Legacy) 등 4대 추진전략의 핵심 가치를 담고 있다. 
 
기억을 유산으로, 유산을 미래로 바꾸는 이 실험이 어떤 풍경을 만들어낼지 그 시선들이 경북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