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질러 설치된 DMZ(Demilitarized Zone)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남과 북으로 각각 2km씩 비무장 완충지대이다. 그런데 남북 모두 DMZ 끝 지점에 설치한 철책선을 MDL 쪽으로 전진 배치함으로써 정전협정 '2km 비무장 유지' 조항을 위반해왔다.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의 경우 북한군은 150여개의 GP, 우리군도 수십개의 GP를 설치해 DMZ 내 수천명의 병력이 주둔, 정전협정 '1000명 초과 금지' 조항도 위반하고 있다.지난 2013년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은 7년 동안 조사를 거쳐 발간한 보고서에서 "정전협정 이후 60년이 지난 지금 DMZ 면적은 992km에서 43%가 감소한 570km에 불과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북이 200보를 밀고 왔다면 남측에서는 50보 정도 맞대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DMZ의 무장화는 그 이후에도 남북관계가 호전되고 경제교류가 이뤄질 때는 잠시 멈칫하는가 싶었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 어김없이 재개됐다. 남북 간 충돌을 방지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범퍼'가 좁아졌다는 얘기다.북한은 2024년 초반부터 MDL을 '국경선'이라 부르면서 MDL 일대에 지뢰 매설, 대전차 콘크리트 장벽 설치 등으로 요새화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최근 "지난해 9월과 이달에 남측으로부터 날아온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며 조사 중이다. 북한 주장대로 무인기가 MDL을 넘어간 것이라면 우리군의 감시 활동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북한이 무인기를 발견했더라도 핫라인이 있었으면 긴급 확인이 가능할 수도 있다.'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조만간 제9차 노동당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당규약에 반영해 공식화할 경우에는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 북측 2km구간 DMZ를 아예 없애고 MDL을 국경선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북한은 '핵보유국'을 자처하며 남한을 '같은 민족' 대신 '다른 나라'처럼 여기고 있다. 남북 대결의 완충지대인 DMZ가 제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책을 강구할 때다. 군사적 억지와 위기관리 체계를 강화하지 않으면 DMZ가 남북 충돌의 최전선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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