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단색화 거장 정상화 화백이 28일 오전 3시 4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고인은 1932년 경북 영덕에서 출생해 1957년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한국현대작가초대전(1960), 악뛰엘 그룹전(1962), 세계문화자유회의 초대전(1963) 등 다수의 정기전과 그룹전에 참여했고, 파리비엔날레(1965), 상파울로비엔날레(1967) 등에 한국 작가로 출품했다.1967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파리와 일본 고베에서 활동하다 1992년 11월 귀국해 경기도 여주에 작업실을 짓고 줄곧 한국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학창 시절 구상 회화를 주로 그렸던 고인은 1950년대 중후반이 지나면서 표현주의적 추상을 실험했고, 1969년 고베로 건너갈 무렵부터 단색조 추상 작업을 시작했다. 이 시절 단색조의 격자형 화면 구조가 확립됐다.고인은 다양한 기법과 매체 실험을 통해 캔버스 위에 물감을 '들어내고 메우기'를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 방법론을 발견해냈다. 물감을 칠한 화폭을 뜯고 물감 메워놓기를 반복해 격자형 평면을 만드는 기법이다.고인은 생전에 조수를 한 번도 두지 않고 홀로 자신만의 작업을 해왔다. 이에 대해 고인은 "다른 사람 누구도 흉내 낼 수 없고 남에게 시켜도 못하는 나만의 방법론"이라며 "한 작업을 오래 하면 자신만의 철학이 생기고, 핏줄과 맥박, 나의 모든 것이 작품에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화가로서 하고 싶은 거 다 했다. 그런데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 더 잘해야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다"며 "예술이란 끝없는 것을 시작하는 것. 내가 끝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것을 하는 일"이라고 말하는 등 자신의 예술관을 드러내기도 했다.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6호실, 발인은 오는 3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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