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인가, 아니면 매파(통화긴축 선호)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 후보로 지명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의 정체가 아리송하다. 간절하게 금리 인하를 원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택을 받았으니 '비둘기'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양적완화를 비판했던 행보를 보면 영락없는 '매파 본색'이다.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의 트럼프 시대에 또 하나의 불안 요인이 가중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워시는 오래전부터 연준 의장 후보였다. 더구나 최근엔 금리 인하에 동조하는 입장을 밝혀왔으므로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는 트럼프의 요구를 충족할 인물로 평가된다. 하지만 그의 과거 발언이나 행적을 보면 사안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 워시는 연준의 양적완화에 반대해 연준 이사직을 사임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의장 후보로 지명한다고 발표하자 뉴욕증시의 주가가 떨어지고 금과 은, 비트코인 등의 가격도 일제히 하락한 것은 시장이 그를 매파로 기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워시는 '비둘기 같은 매파'나 '매 같은 비둘기파'일 수도 있다. 아니, 경제 상황에 따라 오직 데이터에 근거해 금리를 결정하는 '데이터 디펜던트'(Data Dependent)의 취지에서 보면 비둘기파나 매파 중 하나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일 수도 있다. 파월도 트럼프의 선택을 받았으나 금리를 내리라는 트럼프에 맞섰던 것을 고려하면 워시도 취임 후 점차 매파 본색을 드러내며 트럼프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앞으로 새 연준 의장의 성향을 파악하기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겪을 불확실성과 충격이다. 새 의장 취임 후 그가 주도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과 발언에 따라 시장이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무리 연준 이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해도 트럼프의 금리인하 요구와 물가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방안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다. 그것이 워시의 연준의장 지명 후 전세계 금융시장이 긴장하며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는 이유다. 새 연준 의장 체제가 연착륙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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