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라고 불리는 로봇이 있더군요. 알고 보니 나이도 13살이나 되더군요. 국내 어느 자동차그룹에 속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2013년에 초기 모델을 만든 후 꾸준히 개량하고 업그레이드해서 지금까지 나온 모든 로봇 도중 가장 발전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로 평가 받기까지 꾸준히 성장해 왔으니 인간처럼 나이를 먹으며 성장했대도 과언이 아닐 것 같군요.   아틀라스는 키 190cm에 50kg 무게도 들 수 있는데다가 자유자재로 관절을 움직여 춤도 추고 주변 환경을 인식하여 동작할 수도 있다니 놀랍습니다. 사람을 대신해 위험한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니 참으로 멋진 기술 혁신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소설이나 영화 속의 미래 사회는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디스토피아로 그려집니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조지 오웰의 ‘1984’같은 소설은 물론이거니와 기억나는 영화로는 ‘가타카’, ‘엑스 마키나’, ‘A.I’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특히 2015년에 나온 영화 ‘엑스 마키나’ 속 인간형 안드로이드인 에이바가 기계를 넘어 자아를 가진 존재가 되어 자기를 창조한 사람을 죽이고, 자기에게 호의적이던 인간을 이용해서 바깥 세상으로 진출한다는 설정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에이바는 이 모든 과정을 프로그래밍이 아닌 자신의 판단으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마침내 스스로 인간과 구분하기 어렵도록 외양을 꾸미지만 두려움, 동정심 따위의 인간적 감정이 배제된 인공지능의 냉혈함에 섬뜩한 기분이 들어 뒷맛이 개운치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 ‘A.I’에서는 마틴 부부가 아들의 부재를 대신할 AI를 입양합니다. 11살 인간 소년의 외양을 지닌 데이빗은 인간을 사랑하게끔 프로그래밍 된 로봇임에도 스스로를 인간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부의 아들이 오랜 병원 생활 후에 집으로 돌아오자 그들은 데이빗을 내다 버립니다. 이 영화에서는 인공지능인 데이빗이 가족을 그리워하고 찾아 헤매는 반면 인간인 마틴 부부는 필요성이 없어지자 망설임 없이 데이빗을 내다버리는 몰인정함을 보입니다. 인간성이 실종된 인간이 디스토피아를 만든다고나 할까요? 한 세대도 안 되는 사이에 세상이 얼마나 변해왔는지 나 같은 구세대 사람은 그 변화를 따라가는 것조차 벅찹니다. Chat GPT로 대표되는 대화형 인공지능이 인간과 격의 없이 대화하며 앞뒤 문맥을 파악하고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농담까지 하는 데에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앞서 언급한 로봇 아틀라스도 그러합니다. 아틀라스가 다른 로봇들과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영상이나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동작하고 자연스럽게 엎드려 팔굽혀펴기를 하는 등의 영상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아틀라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탄족 신으로 보통 어깨로 천구(天球)를 받들고 있는 모습으로 형상화됩니다. 그런 강한 힘을 가진 신의 이름을 땄으니 로봇 아틀라스도 당연히 힘이 세겠지요. 이것을 개발한 기업은 당연히 이를 자동차 생산 라인에 투입할 계획이었는데 막상 실행하려고 하자 노동조합측은 인력을 기계로 대체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물리적으로 능력이 우월한 기계에게 사람이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논리 때문이겠지요.    산업혁명기 영국에서 기계를 도입하여 생산성이 월등히 향상되자 수공업 시기의 숙련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실업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어 여기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이 조직적으로 방직기를 파괴하는 등, 생존권을 요구하며 저항했습니다. 이를 러다이트 운동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이미 방향을 잡은 산업화는 빠르게 진행되어 오늘날의 기술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물론 산업화가 야기한 여러 문제에 대하여 그동안 다양한 피드백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꾸준한 노력이 병행해 왔기에 변화의 방향이 그다지 나쁘기만 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우리 안에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동력과 그대로 머물러 안정성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혼재합니다. 그리고 이 두 힘의 역학관계가 역사의 방향성을 조정해 왔지만 이미 시작된 변화의 흐름을 아예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우리 앞에 펼쳐진 미래가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를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나아가는 방향을 바람직한 피드백이 뒷받침한다면 우리가 만들어 갈 미래도 어둡기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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