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의 기척을 가장 먼저 불러오는 입춘첩 문구가 구 경주문화원의 대문 위에 걸렸다. 
 
4일 입춘날, 액운은 멀리 보내고 복과 경사를 문화원 안으로 맞이하길 바라는 오래된 마음이 덕봉 정수암 서예가의 입춘첩에 담겼다.
경주문화원(원장 박임관)은 4일 동부동 구 경주문화원 대문 앞에 ‘입춘대길 병오다경(立春大吉 丙午多慶)’이라고 쓰여진 입춘첩을 내걸며 경주시민과 문화원의 한 해 평안과 번영을 기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임관 원장을 비롯해 김진룡·최석규 부원장, 최영조 이사, 문화원 해설사와 임직원, 경주시민이 함께해 새봄을 맞는 시간을 나눴다.이번 입춘첩의 글씨는 지역 서예계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덕봉 정수암 서예가의 작품이다. 그의 힘 있고 단정한 필치는 입춘첩이 지닌 축원의 의미를 더욱 또렷하게 드러냈다.
입춘첩은 입춘 무렵 각 가정에서 한 해의 복과 길상을 기원하는 글귀를 써 대문이나 기둥에 붙이던 우리 고유의 세시풍속이다. 봄을 맞이하는 축원문이자 묵은해의 액을 물리치고 새해를 여는 마음의 의식이었다. 경주문화원이 매년 한 해의 첫 행사로 입춘첩 붙이기를 이어오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해서며, 새해의 소망을 공유하는 문화적 장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박임관 원장은 “입춘은 한 해를 여는 첫 절기인 만큼, 이 시기에 맞춰 지난해 경주 APEC 개최에 이어 올해도 경주시민과 문화원 가족 모두에게 경사로운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며 “시민들이 더욱 다양한 문화 활동을 누릴 수 있기를 염원하고 그 다짐을 입춘첩에 새겼다”고 말했다.한편 경주문화원은 묵은 입춘첩은 폐기하지 않고 사료로 보존하기로 했다. 해마다 이어지는 입춘첩을 기록으로 남겨 경주의 생활문화를 자산으로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