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유물의 토우 형상이 달콤한 색채를 입고 현재로 걸어 나온다. 신라 토우 속에 잠들어 있던 상징 ‘동경이’가 시각적 미각을 자극하는 현대적 오브제로 재탄생했다. 김시준 작가의 개인전 ‘눈으로 맛을 느끼다’가 오는 22일까지 경주 고청기념관 미술관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김 작가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제작한 작품 가운데 신작 8점을 포함한 총 22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경주 일대에서 출토된 신라 토우를 지역의 고고학적 이미지나 박물관 속 유물로 한정하지 않는다. 과거 삶과 기원의 소망을 담던 토우 중 ‘동경이’를 독창적 캐릭터로 꺼내 현재의 감각으로 다시 구성했다. 작품 속 동경이는 전통적 형태를 유지한 채 사탕과 초콜릿, 마시멜로를 떠올리게 하는 색채와 곡선을 입고 등장한다. 표면을 가로지르는 스트라이프 패턴과 선명한 색감은 촉각과 미각의 기억을 자극하며 고대 형상 위에 팝아트적 감각을 중첩한다. 소망을 담던 그릇이 즐거움과 위로를 전하는 달콤한 상징으로 변모하는 순간이다.그는 “토우 속 동경이를 피규어나 모형처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싶었다”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각 언어로 확장되도록 접근했다. 이러한 작가의 바람과 전시 기획 의도는 고청기념관이라는 장소성과 맞닿아 있으며, 고청 윤경렬 선생이 생전 제작한 토우들과도 어우러져 비교 감상해보는 재미도 덤으로 즐길 수 있겠다. 김시준 작가는 1995년 제1회 경주 솔거미술대전 대상 수상을 계기로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소사벌 미술대전 일러스트 부문 입선(2000·2001년), 전국 텍스타일 디자인 특선(1996년) 등을 거치며 개인전 4회, 단체전 12회를 열었다. 현재는 모형연구소를 운영하며 경주문화원의 국가유산야행 감독 등 경주 지역 문화기획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평면과 입체, 디오라마를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역사를 전달하는 방식을 견지하고 있다. 전통적 소망의 형상이 현대적 즐거움의 상징으로 변주된 이번 전시는 전통 유물이 어떻게 오늘의 감각과 만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월요일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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