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발 공천헌금 비리 의혹 속에 치러지는 6·3 지방선거가 초미의 관심사다. 차제에 뿌리 깊은 부패 사슬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정당들은 투명성을 높이는 실질적 개혁에 나서는 분위기이지만 적극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들은 설 연휴가 끝나기 바쁘게 본격적인 얼굴 알리기에 나서면서 선거 국면으로 들어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올 지방선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공천비리 의혹이 잇따라 불거진 직후에 열리는 선거여서 공천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 유권자들의 감시가 요구된다.    그동안 소문으로 떠돌던 지역구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간 ‘부패 먹이사슬’이 수면 위로 드러나 정치권은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한 강선우 의원과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 사건을 계기로 공천개혁 바람이 일고 있다. 김경 전 서울시 시의원은 4년 전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김경 의원은 상임위를 옮겨 다니는 동안, 가족이 경영하는 회사와 서울시 산하 기관이 잇따라 수의계약을 맺었다는 의혹도 있다.    이는 지방의회가 ‘패밀리 비즈니스’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에선 지방의원 공천을 받으려면 수천만~1억 원의 ‘정찰가’가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지방의원은 공천권을 거머쥔 국회의원의 지방비서 노릇을 하고 있다는 말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서울시의원 사례를 보면 지방의원이라는 자리가 주민을 대표하기보다 ‘사업 창구’로 기능하고,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은 이를 묵인하며 정치자금의 통로로 활용하는 구조가 굳어졌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이 강선우·김병기 의원의 비리 의혹을 ‘휴먼 에러’로 치부하면서 공천 제도 개혁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드러난 공천비리는 여당에 집중됐지만, 공천 시스템을 보다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걔혁해야 한다는 데 대해선 여야 구별이 있을 수 없다. 거대 여당의 공천 비리 의혹이 논란이 되자 개혁신당이 저비용 선거를 표방하고 나선 것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공천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는 성패를 떠나 높이 평가할 만하다. 올 지방선거가 역대 지방선거와는 달리 단순한 지방 권력 재편의 장이 아니라 지방정치의 구조적 부패 사슬을 끊어내는 계기가 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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