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또 하나의 문화 좌표를 찍을 '2026경주국제영화제(GIFF)'가 이름을 바꾸고 오는 26일, 새롭게 개막하면서 관객과 만난다.   ‘경주APEC영화제(GAFF)’로 불리던 이 행사는 최종적으로 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며 도약을 선언했다.이번 명칭 변경에 대해 김용덕 사무총장은 “APEC 영화제 명칭 사용 권한이 올해 APEC 의장국인 중국에 있다는 외교부의 해석에 따라 ‘경주국제영화제’로 명칭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APEC 2025 KOREA 정상회의 개최도시 경주에서 이어지는 ‘포스트 APEC’ 문화사업이라는 성격은 여전하다. 국제적 감각과 지역적 정체성을 함께 품겠다는 의지는 더욱 분명해졌다. 영화제의 상징인 포스터와 로고는 이러한 비전을 시각화했다. 금관의 나뭇가지 장식이 지닌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통로’의 의미를 차용해 영화가 ‘과거의 기억(Old Heritage)’와 ‘미래의 비전(New Vision)’을 연결하는 매개체임을 형상화했다.    디자이너 정유창·서영석이 공동 제작한 포스터는 빛의 선들이 중앙으로 모여드는 구도로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이는 금관을 썼을 때 느껴지는 왕의 위엄이자 상영관 스크린으로 쏟아지는 빛의 집중도를 동시에 상징한다.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청년 감독들의 열기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10일까지 APEC 21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단편영화 공모에는 총 1144편이 접수됐다. 한국이 664편으로 가장 많았고 해외 작품은 480편에 달했다.    중국(116편), 미국(86편), 인도네시아(78편), 대만(28편), 필리핀(20편), 일본(17편), 칠레(10편), 태국(8편), 호주·뉴질랜드(7편) 순으로 이어졌다. 이는 전신인 ‘2025경주화랑청년단편영화제’의 976편보다 168편이 늘어난 수치로, 경주가 청년 영화인들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제의 무게를 더하는 인선도 눈길을 끈다. 심사위원장에는 민경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민 위원장은 미국 UCLA와 USC 영화학과, 중국 북경대 방문교수를 거쳤고 한국영화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 ‘시네마토그래피 촬영의 모든 것’, ‘영화의 이해’ 등을 통해 학문적 기반을 다져온 그는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작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연출한 현장 전문가기도 하다.자문위원장에는 ‘흥 프로덕션’ 대표 김흥도 감독이 선임됐다. MBC 씨앤아이 국장 출신으로 방송과 영상산업 전반을 아우른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선우연이 맡는다. 선 씨는 2006년 영화 ‘구세주 호로비츠를 위하여’로 데뷔해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활동해왔다. 올해는 영화와 웹툰 드라마 출연을 예고하고 있다. 공동조직위원장단은 영화제를 경주의 미래 산업과 연결 짓는다.    이상걸 공동조직위원장은 “경주국제영화제는 경북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영화제로 자부심이 크다”며 “신라 천년고도 경주가 세계 청년 영화인들의 꿈을 설계하는 ‘글로벌 무비 시티’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일선 공동조직위원장도 “신라 화랑의 예술성과 풍류정신이 오늘날 한류의 뿌리”라며 “이를 관광자원화할 경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영화산업계 역시 주목하고 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신라 삼국통일 역사와 화랑의 예술성, 근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인문 자산까지, 경주는 무궁무진한 영화 소재의 보고”라며 “경주국제영화제를 경북 대표 국제영화제로 성장시킨다면 부산·전주를 넘어 해외 영화제와도 경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영화제는 26일 경주 롯데시네마 황성점에서 개막해 28일까지 2박 3일간 열린다. 수상작 6편을 포함해 총 30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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