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항시 시장 선거 판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국민의힘 후보군이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후보가 너무 많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실제로 최근 몇 주 사이 예비후보 등록과 선거사무소 개소식, 정책 발표가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이 줄줄이 포항시장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포항시장 선거가 아니라 국민의힘 경선이 본선”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문제는 ‘경쟁’이 아닌 ‘혼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다. 후보가 많아질수록 정책 경쟁은 흐려지고 인지도 경쟁이나 세 과시 중심의 선거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시민들은 “누가 나왔는지 헷갈린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정치권에서는 이번 상황을 두고 두 가지 시각이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지역 정치가 활발해지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한다. 다양한 인물이 도전하고 정책을 제시하는 과정 자체가 민주주의 경쟁이라는 논리다.반면 다른 쪽에서는 “결국 공천 경쟁만 과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후보 난립은 선거 이후 내부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상처가 깊어지면 본선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포항은 오랫동안 보수 정당의 강세 지역으로 꼽혀 왔다. 그만큼 공천의 의미가 크고 정치적 상징성도 크다. 이런 구조 속에서 여당 후보가 대거 출마하는 현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하지만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한 ‘사람 경쟁’이 아니라 ‘정책 경쟁’이다. 포항은 지금 산업 구조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철강 중심 산업에서 이차전지와 신산업으로의 전환, 그리고 인구 감소 문제는 도시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과제다.여기에 청년 인구 유출, 구도심 침체, 도시 인프라 확충 문제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가 단순한 세력 다툼이나 정치 이벤트로 흐른다면 시민들의 피로감만 커질 수밖에 없다.최근 후보들의 발언을 보면 ‘경제 살리기’와 ‘포항 재도약’이라는 공통된 구호가 등장한다. 그러나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재원 마련 방안, 그리고 실현 가능성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특히 포항 경제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철강 산업과 신산업의 균형 발전, 지역 대학과 기업의 협력,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은 단순한 공약이 아니라 장기 전략이 요구되는 분야다.또한 시민 생활과 직결된 교통, 주거, 복지, 교육 문제 역시 중요한 선거 의제다. 시장은 도시 행정의 책임자이자 시민 삶의 질을 좌우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선거가 다가올수록 후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과열 경쟁이나 네거티브 공방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하지만 유권자들은 이미 여러 차례 선거를 통해 정치권을 지켜봐 왔다. 단순한 이미지 정치나 감정적 공방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도 후보들이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지금 포항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누가 더 유명한가”가 아니라 “누가 포항을 더 잘 바꿀 수 있는가”이다.결국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내용이다. 후보가 많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비전과 정책이 경쟁하는 장이 된다면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다만 그 경쟁이 시민을 향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당내 세력 경쟁이나 정치적 계산에 머무른다면 선거 이후 남는 것은 갈등뿐일 가능성이 크다.선거는 이름을 알리는 자리가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자리다. 포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우후죽순 출마’라는 말이 정치 과열의 상징으로 남을지, 아니면 건강한 정책 경쟁의 시작으로 기억될지는 결국 후보들의 태도와 준비에 달려 있다.유권자의 선택은 결국 가장 준비된 후보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포항의 다음 4년을 결정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