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조선 시대 고을을 감싸던 읍성의 선이 오늘날 골목과 도로, 시장길로 이어져 오래된 성벽과 현대의 일상이 한 자리에서 겹쳐 흐르는 경북의 풍경은 얼마나 매력적일까.
 
경북문화관광공사(사장 김남일)는 ‘경북여행 MVTI’ 3월호로 읍성과 골목, 시장을 따라 걷는 이야기를 담은 '읍성에는 시간이 쌓이고 골목에는 이야기가 흐른다'를 발행했다.지도 위의 경계였던 성곽의 선은 시간이 흐르며 사람의 길이 됐고 길은 다시 골목과 시장, 일상의 풍경으로 번져 나갔다. 3월 MVTI는 바로 이 ‘선이 길이 되고, 길이 골목이 되고 골목이 시장이 되는’ 시간을 따라 걷는 여정이다.청도읍성은 고려 시대에 처음 쌓기 시작한 둘레 약 2km의 고을을 품고 있던 성으로, 한때는 관청과 시장, 마을을 품던 성곽이었지만 지금은 그 자리를 따라 정비된 길이 사람들의 산책로가 됐다. 울진 평해읍성은 해안가 풍경을 품은 성으로 성곽길에서 몇 걸음만 내려오면 바다로 가는 골목이 이어지고 골목 끝에는 작은 어촌의 하루가 펼쳐진다. 구미 비봉산을 등진 선산읍성은 ‘장을 품은 성’으로 현재도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이 일대는 예전과 다름없이 사람들의 길이 모이는 중심이 된다.성주읍성은 고을의 중심이 골목으로 뻗어가는는 방식을 보여준다. 문이 있던 자리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오가는 사거리와 만나며 지금은 성주군이 조성한 성주읍성길 등의 걷기 코스로 연결되며 읍내 전체를 잇는 산책 동선이 됐다. 상주읍성은 지금은 성벽 대부분이 사라졌지만 왕산 아래를 돌아 나가는 골목과 도로의 곡선을 따라가다 보면 읍성의 옛 윤곽을 어렴풋이 그려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돌로 쌓은 성인 포항 장기읍성은 조선 시대 동해안을 지키던 군사거점으로 지금은 가장 잘 보존된 읍성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으며 여행자들에게 ‘성곽 위 전망대’이자 ‘동해를 내려다보는 발코니’가 됐다.성곽의 선을 따라 걷던 발걸음은 자연스레 골목과 시장으로 스며든다. 상주 중앙시장 인근 수제 군만두 집, 울진 후포항 일대 홍게, 경북 동해안 생아구탕과 아구수육, 영주 365시장 ‘전골목’과 선산읍성이 품은 장터의 기운은 선산곱창으로 이어진다. 김남일 사장은 “성곽의 선을 따라 천천히 걷고 골목과 시장에서 머물며 지역의 맛과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통해 경북이 지닌 정서와 서사를 느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