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관문상가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A씨는 명절 대목이 다가올 때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같은 시장 골목에서 영업하고 있지만, A씨의 점포는 ‘디지털(카드형·모바일)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명절 대목 상품권을 들고 찾아온 손님들을 다른 점포로 돌려보내야 할 때마다 한숨은 깊어진다.A씨는 “명절이면 상품권 사용 여부에 따라 매출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다”며 “분명 같은 시장 안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데도 가맹점 여부가 갈리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이 같은 현실은 A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문상가시장 일대에서는 온누리상품권 가맹 등록에서 제외된 상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온누리상품권 제도가 실제 상권 현황을 반영하지 못한 ‘구역 중심’의 행정 탓에 상인 간 형평성 논란을 낳고 있는 것이다.대구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등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은 지자체가 지정한 전통시장, 상점가, 골목형상점가 등 법정 구역 내 점포만 등록할 수 있다.문제는 관문상가시장처럼 시민들이 체감하는 실제 상권 범위와 법정 시장 구역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다. 동일한 상권 내에 있더라도 지자체가 설정한 경계선 밖에 위치한 점포는 가맹 신청 자체가 제한된다. 특히 과거 기준에 따라 이미 등록된 기존 점포와 달리, 신규 점포나 뒤늦게 신청하려는 상인들은 강화된 구역 기준에 막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관할 남구청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해결책 마련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시장 구역 확대나 ‘골목형상점가’ 지정을 위해서는 상인 및 토지·건축물 소유주 2분의 1 이상의 동의는 물론 점포 수, 업종 구성, 매출 등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인근 성당시장과 봉덕신시장은 상인회 주도로 요건을 갖춰 지난해 구역을 확대했다. 하지만 관문상가시장 일대는 병원 등 고매출 업종이 혼재돼 있어 골목형상점가 지정에 필요한 업종 및 매출 요건을 맞추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남구청 경제일자리과 관계자는 “현재처럼 구역 기준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소외되는 상인을 낳을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매출액이나 점포 규모 등 영업 실태를 반영해 가맹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상인들도 “행정상의 경계가 아닌 실제 형성된 상권을 기준으로 가맹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제도 본래 취지에 맞게 현실적인 개선안을 마련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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