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소멸로 사라지거나 통합될 위기에 처한 기초자치단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지방 시·군이 원인조차 헛짚고 불필요한 곳에 예산을 쓰거나 제도 개선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울상만 짓는다는 점이다. 해법은 명확하다. 거주민 유출을 막으려면 그들이 먹고살 일자리가 있어야 하니 외지인 유입이 우선이다. 그러려면 각 기초단체는 도시민이 매력을 느끼도록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쉽고 빠른 이주가 가능하게 신속한 행정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이 당연한 원리를 기초단체들은 역행해왔다. 지역 홍보 명목으로 각종 축제나 인공구조물 건설 등 전시행정, 베끼기 행정 등에 예산을 낭비하며 정작 외지인을 끌어올 인프라 투자엔 인색했다. 중앙정부도 책임이 없지 않다. 말로만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지방 균형 발전을 외치면서 정작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 개선엔 소극적이다. 획일적인 건폐율 적용과 농지보전부담금 부과 등은 최소한 소멸위기지역에서라도 개선하고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꿈 많은 청년을 시골에 정주시키는 건 행정으로 가능하지 않으니, 표적은 자녀 교육을 마친 은퇴 전후 세대가 돼야 한다. 수도권의 과밀화와 높은 집값, 그리고 지방 공동화 문제는 청년층 지원이 아닌 노년의 우아한 퇴장에서 풀려야 한다. 인구학자들에 따르면 지방 소멸을 막는다며 억지로 청년을 부르는 전시성 행정은 효율이 낮다. 그런 예산을 장노년층의 귀촌 보조금, 전원주택 건축비 지원 등에 쓰는 게 더 효과가 좋다고 한다. 노인 인구가 늘면 그들을 관리하고 돌볼 서비스업, 의료산업 등에서 청년 일자리가 자연스레 창출될 수 있다. 은퇴를 전후로 전원 이주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의외로 많다. 그런데 적지 않은 이들이 정보를 알아보다 낡은 규제나 미온적 행정에 답답함을 호소하며 포기한다. 체류형 쉼터와 세컨드 하우스 규제 완화 같은 조치도 결국은 미봉책일 뿐 실제 지방 인구를 늘리진 않는다. 수도권 집을 기쁜 마음으로 자녀 세대에 물려주고 전원에서 새 출발 하는 기성세대가 늘어나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길을 터줘야 한다. 현재 대통령이 과거 지자체장 시절부터 이런 종류의 규제 혁신에 의욕과 성과를 보였던 건 기대되는 지점이다. 연합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