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아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백남준(1932∼2006)의 개인전 '백남준: 리와인드 / 리피트'(Rewind / Repeat)가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 APMA 캐비닛에서 1일부터 5월16일까지 열린다. 백남준의 서거 20주기를 맞아 백남준 작품 저작권을 가진 백남준 에스테이트(Estate)와 가고시안 갤러리가 협력한 전시회로 백남준의 초기작과 말년 작품 등 11점을 선보인다."백남준은 생전에 뉴욕 전화번호부의 번호만큼 수많은 TV 채널이 생길 것이라 말했어요. 실제로 지금 유튜브나 틱톡 등을 통해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TV 채널을 갖고 있지요. 그는 미래를 예견하던 선지자 같은 사람이었습니다."(닉 시무노비치 거고지언(가고시안) 갤러리 아시아 매니징 디렉터)백남준의 선지적인 말처럼 그의 작품들은 시대를 앞서갔으며 오늘날에도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문명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의 작품 중 '살아있는 조각을 위한 TV브라'는 브래지어에 소형 흑백 텔레비전 두 대를 단 작품이다. 음악가이자 퍼포먼스 작가인 샬럿 무어만을 위해 제작됐다.무어만은 1969년 뉴욕 하워드 와이즈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창조적 매체로서의 TV' 개막 퍼포먼스에서 이 작품을 처음 착용한 뒤 첼로 연주를 했다. 첼로 연주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텔레비전 화면 이미지를 변화시켜 백남준이 추구한 '전자기기의 인간화'를 구현했다.전시장을 찾은 백남준의 장조카이자 미국에서 백남준 유품을 관리하는 재단 '백남준 에스테이트' 대표인 하쿠다 켄은 "당시 나는 18살이었는데 샬럿이 나에게 착용을 도와달라고 했다. 나중에 삼촌(백남준)이 이 사실을 알고 어떻게 어린애에게 속옷 입는 것을 도와달라고 할 수 있느냐며 샬럿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던 일화가 있는 작품"이라며 "사실 나는 정말 괜찮았다"고 웃으며 당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1982년 작 '런던과 해외를 위하여(우편함)'는 국내에서 처음 소개됐다. 일반적인 우편함 모습인데 편지를 넣는 구멍엔 화면이 있어 영상이 흘러나온다. 이 영상은 백남준이 만든 것이 아닌, 작품이 설치된 지역 방송사에서 송출하는 실시간 방송이다. 과거에 제작됐지만 실시간 방송을 통해 현재성을 유지한다. 하쿠다 켄은 "백남준은 항상 최신 기술을 작품에 활용하길 좋아했다"며 "백남준의 작품을 보유한 여러 미술관이 케이스는 보존하면서 그 내부는 최신 기술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2005년 작 '골드 TV 부처'는 백남준의 대표 연작인 'TV 부처'의 하나다. 금박을 입힌 채색 청동 불상이 TV 앞에서 명상하고 있다. 이 모습은 폐쇄회로TV(CCTV) 카메라에 담겨 불상 앞 TV로 송출된다. 관람객이 카메라 앞에 얼굴을 들이밀면 TV에는 불상 대신 관람객의 모습이 등장한다. 고대의 영성과 현대 미디어, 동양과 서양의 사유가 교차하는 지점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이 밖에도 중고 시장과 상점에서 수집한 빈티지 라디오들을 활용한 '베이클라이트 로봇'이나 조각된 목재 회화 '오케스트라', 백남준 초기 설치 작품인 '미디어 샌드위치' 등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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