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헌법과 농지법은 농지는 농업인과 농업 법인만이 소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법률은 농민이 아닌 사람이 투기를 목적으로 농지를 소유하는 것을 막고 있다. 이번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를 투기를 목적으로 점유한 실태 파악을 위한 조치이다. 사실 농지 전수조사는 1949~1950년 농지개혁을 위해 실태조사를 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는 그간 전수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됐음에도 예산·인력 등을 이유로 일부 농지에 대해서만 실태조사를 해왔다.    이로 인해 수도권에서 개발이익을 노린 농지 투기가 기승을 부려도 그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상속 후 방치되고 있는 휴경농지, 부재지주, 비싼 농지 임차료 등 문제도 한둘이 아니다. 이번 농지 전수조사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농지도 투기 대상이 되고 있다며 지시한 데 따른 것이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간다.    투기 농지 색출을 위한 조치라면 개발이 한창인 수도권에 집중돼야 한다. 비수도권까지 농지전수조사는 인력 낭비만 가져올 뿐이다. 간혹 지방 대도시와 신도시, 대형 개발사업이 진행되어도 감정가에 의해 보상을 받아 왔기 때문에 투기와는 거리가 멀다. 투기를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에 대해선 응분의 법적 처분을 내려야겠지만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 농지는 대부분 농업을 목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 할 때 전국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는 것은 인력 낭비가 될 수도 있다.    아울러 농지 전수조사는 수년씩 걸려도 농지 정책의 백년대계 수립으로 이어져야 한다. 농지보전부담금 정상화, 비 농업인의 농지 매입 요건 강화, 8년 자경 양도세 감면 제도 개선 등 농지 관리 체계 정비가 시급하다. 하지만 선후가 바뀐 조치다. 황폐화되어가는 농촌에 대한 대책은 없고 무리한 전수조사 과정에 임차농이 지주로부터 임차 중단을 당할 수도 있다. 실제 경작하는 농업인이 피해 입지 않도록 하고, 현장 농업인들에게 과도한 불안감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을 훼손하는 투기 근절에 목적이 있으나 농촌에 일손이 없어 휴경지가 늘어나는 대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어쨌든 이번 농지 소유·이용 현황 파악을 통해 농지 정책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 농촌은 휴경지와 빈집이 늘어나 공동화 현상이 심각한데도 귀농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발길을 끊어 농자천하지대본은 옛말이 되고 있다. 농민들은 선후가 바뀐 농지 전수조사에 기대 반 우려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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