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원전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이 진행 중이다. 중동 위기를 겪은 세계는 안정적으로 공급할 에너지자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역시 현실적으로 원전밖에 대안이 없는데도 현실과 다른 에너지 대전환 계획을 발표해 원전업계는 의아해하고 있다.
기존 원전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도 세계가 AI 산업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원전으로 유턴하는 마당에 재생에너지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 미국은 심지어 과거 사고가 있었던 스리마일 섬에서 조차 원전을 재가동하기로 했고 일본과 유럽 역시 원전을 탄소 중립과 안보의 핵심 수단으로 복권 시켰다. 이들 국가는 재생에너지가 ‘지향해야 할 미래’라면 원전은 그사이와 그 후 에너지를 지탱해 줄 ‘안전벨트’임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널뛰는 재생에너지는 AI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장이 요구하는 고품질 전력을 제공할 수 없는 맹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ESS(에너지 저장 장치) 구축 비용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막대하다. 
 
이번 중동 위기가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는 분명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에너지원의 확보다. 재생에너지는 앞으로 계속 연구·개발하고 확대해 나가는 방향이 맞지만 당장 여기에 우리 산업과 나라의 운명을 맡길 수 없는 상황이다.
급한 것은 기존에 세운 원전 건설 계획은 더 확대해 나가고, 차세대 원전으로 인정받는 SMR(소형 모듈 원자로) 개발과 건설도 더 서둘러야 한다. 정부가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대비하는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원전확대는 없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조기 달성, 산업단지 지붕 태양광 의무화, 신차 40%를 전기차·수소차로 전환 등의 로드맵만 제시한 것은 에너지 대 전환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원유 공급망이 불안정하니 재생에너지를 늘리자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가 넘는 우리로선 원유 공급망 불안정성에 대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기후 조건이 열악한 한국에서 태양광과 풍력은 통제할 수 없는 ‘기상 리스크’가 크고 효율성도 낮은 게 사실이다. 원유 수급이 ‘지정학 리스크’에 흔들리지만 재생에너지 또한 불안정성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정부의 에너지 대전환 계획은 원전 없는 에너지 대책으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기존 원전 건설 계획을 유지한 데 대한 탈원전 세력의 반발을 달래려는 고려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