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청, 적, 백, 흑...,오방색의 질서를 기반으로 달항아리라는 한국적 형상을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의 전시가 열린다.   대구 갤러리청애는 15일부터 5월 10일까지 이정애 작가를 초대해 개인전 '그럼에도 꿈, 달항아리에 새긴 시간'을 연다(관람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   이정애 작가는 달항아리라는 한국적 형상을 중심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둥글고 단정한 형태의 달항아리는 전통적으로 무엇인가를 담는 그릇이지만, 동시에 시간과 감정을 품는 상징으로 인식돼 왔다. 작가는 이 형상을 단지 재현의 대상으로 다루지 않고 자신의 작업 방식과 결합해 하나의 구조로 전환한다. 작업의 중심에는 반복이 있다. 화면을 이루는 점과 선은 일정한 규칙 속에서 이어지지만 동일하게 반복되지는 않는다. 각각의 흔적은 미세하게 다른 방향과 속도를 가지며 쌓인다. 이 차이가 화면 전체의 밀도를 만든다. 반복은 여기서 표현 방식이 아니라 행위의 축적이며 그 과정 자체가 시간으로 남는다.이러한 축적은 표면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화면은 하나의 평면이지만 그 안에는 여러 겹의 시간과 흔적이 중첩되어 있다. 가까이에서 보면 개별적인 단위들이 보이고 멀리서 보면 하나의 형상으로 응집된다. 이 이중적인 인식은 작품을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과정으로 읽게 만든다. 그의 작품에서 색은 오방색의 질서를 기반으로 구성된다. 황, 청, 적, 백, 흑의 색은 각각 독립된 의미를 가지면서도 화면 안에서 서로 스며들며 하나의 흐름을 만든다. 이 색의 체계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출발하지만 화면 안에서는 고정된 상징이 아니라 움직이는 구조로 작동한다. 색은 형태를 채우는 요소가 아니라 화면 전체의 균형을 형성하는 축이 된다.형태와 표면은 서로 다른 상태를 유지한다. 항아리의 외형은 안정된 구조를 이루며 중심을 잡고 있지만 그 표면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선과 색은 서로 교차하고 흘러가며 정지하지 않는다. 이 대비는 화면에 긴장을 만든다. 동시에 이 긴장은 자연스럽게 유지되며 작품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다. 달항아리의 형상은 이러한 구조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달항아리는 겉으로는 하나의 형태지만, 실제로는 두 부분이 결합돼 이뤄진다. 이 이중 구조는 이정애 작가의 화면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하나의 형상 안에 서로 다른 상태가 공존한다. 안정과 움직임, 응집과 확산, 충만과 여백이 동시에 존재한다.전시의 제목 ‘그럼에도 꿈’은 이러한 작업의 태도를 압축한다. 완전히 채워질 수 없다는 인식과 그럼에도 계속해서 이어가는 행위. 작가는 반복을 통해 이 상태를 지속시키고 그 과정에서 형성된 시간과 감정을 화면에 새긴다. 여기서 ‘꿈’은 도달해야 할 목표라기보다는 멈추지 않기 위한 상태에 가깝다.이번 전시는 달항아리라는 형상을 통해 시간의 축적과 감정의 흔적을 바라보는 자리다. 화면 위에 남은 반복의 흔적은 하나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과정이다.    전시는 특정한 해석을 제시하기보다는 경험이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다.    갤러리 청애 장선애 대표는 "전시를 통해 관람객 각자의 시간과 감정을 천천히 마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정애 작가는 수채화를 중심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온 중견 화가로, 서울·대구·구미를 비롯해 일본 오사카 등지에서 4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탄탄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국내외 그룹전과 아트페어에도 300여 회 이상 참여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으며 대한민국수채화공모대전과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등 주요 공모전 심사위원을 역임하는 등 미술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또 각종 미술대전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미술 저변 확대에 기여해왔고 국사편찬위원회 교육영상에 작품이 활용되는 등 공공 영역에서도 주목받았다. 현재는 대구시 초대작가를 비롯해 한국미술협회, ICA 국제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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