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대응을 위한 정부 추경이 ‘고물가ㆍ고금리 민생 위기’라는 추경 편성 취지에 맞지 않는 선심성 예산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의원들이 지역구 민원 사업을 ‘쪽지 예산’ 형태로 대거 끼워 넣었기 때문이다. 프로스포츠 관람권 지원(200억원), 유소년 스포츠 기반 구축(400억원), 경로당 부식비 지원(596억원) 등이 꼽힌다. 교육위는 ‘평생교육 이용권 지원’ 명목으로 정부안보다 약 28억원을 늘렸고, 기후환노위는 ‘아파트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에 475억원을 증액하기도 추경 전체 규모가 정부안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전쟁 추경’ 취지에 맞지 않는 예산이 포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예술인 생활안정자금 지원 등 문화산업 관련 예산이나 ‘일자리 확충’ 명목으로 담긴 농지 특별조사, 체납관리단 관련 예산이 대표적이다. 이번 추경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전 국민 중 ‘소득 하위 70%’가 10만 원에서 60만 원씩 지원을 받는다. 지원 대상이 적정하냐는 건 차치하더라도, 70%라는 숫자 앞에 하위란 말을 붙이는 게 영 어색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국민의 70~80% 앞에 하위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붙기 시작한 건 문재인 정부 시절 재난지원금을 나눠줄 때부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식의 지원금이 잦다 보니 이제는 다들 익숙해졌는지 정부의 공식 발표에도 스스럼없이 쓰이게 된 것이다. 소득 하위 70%는 정부 추계로 3256만 명에 달한다. 이들이 하위라면 나머지는 상위 일 게다.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이렇게 나눠놓고 보면 뭔가 빠진 것 같다. 바로 중위인 중산층이다. 사실 하위 70% 이하에는 상당수 중산층이 포함돼 있다. 그래서 과거에는 보통 ‘중위 소득의 150% 이하’라는 표현이 쓰였다. 70% 선은 국제 기준으로 봐도 중산층의 상단이다.    4인 가구로 치면 연 소득이 1억원에 육박한다. 월급 받아 이것저것 빼고 나면 아주 넉넉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세금 꼬박꼬박 내고, 아이들 키우고, 열심히 돈 모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이들일 것이다. 기름값 폭등으로 겪는 고통은 소득을 떠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보면 소득 상하 구분 말고 전 국민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중산층이 두텁게 자리 잡아야 경제도, 사회도 건강해진다. 그런데 어느 사이인가 정부 정책에서 중산층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그저 하위 아니면 상위일 뿐이다. 선심성 예산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전 국민을 지원 대상으로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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