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유산 판소리 흥보가 공개 행사는 우리 민족의 얼을 올바르게 계승하고 그 가치를 관객과 함께 나누는 소중한 자리기도 합니다”올해로 여든넷을 맞은 명창 정순임의 이 같은 인사말처럼, 우리 소리의 깊은 울림을 전하는 무대가 경주에서 펼쳐진다.‘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정순임 명창 2026 공개 행사–흥보가’가 오는 5월 1일 오후 7시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국가무형유산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인 정 명창이 주최·주관하고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 경주시가 후원하는 자리로, 전통 판소리의 진면목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뜻깊은 무대다.판소리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우리 소리의 가치가 세계에 우뚝 선지도 20여 년. 한평생 소리와 함께 소리꾼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정 명창은 “고비마다 우리 소리를 아껴주는 이들의 추임새와 응원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제자들과 함께 준비한 이번 무대를 통해 ‘흥보가’에 담긴 형제애와 선한 마음이 오늘의 사회에 따뜻한 위로와 희망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날 무대는 정 명창의 단가 ‘사철가’와 장판계 바디 ‘수궁가’ 중 한 대목으로 문을 연다. 이어 이수자와 전수자들이 대거 참여해 ‘나가란 말을 듣더니마는’, ‘엇다 이놈아’, ‘놀보놈 거동 봐라’ 등 흥보가의 주요 대목을 이어가며 공연의 깊이를 더한다. 
 
특히 ‘제비노정기’와 '첫째 박 타는 대목', ‘화초장’, 그리고 ‘얼씨구나 절씨구’ 합창으로 이어지는 무대는 관객과 소리꾼이 하나 되는 흥겨운 한마당 판을 예고하고 있다.출연진 또한 눈길을 끈다. 김소영, 조애란, 조아라, 장윤희, 송소란, 정경옥, 김형철 등 이수자들과 김미진, 남경옥, 허은경, 최진영, 김예진, 이준아, 김득순, 박경희, 전동렬, 김유진, 김상덕, 김성종, 장지은, 김명희, 이겨레, 임종복, 정소라, 장장일, 정해윤, 정윤탁 등 전수자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전통의 맥을 잇는다. 고수는 장주영이 맡고 무대연출은 전승교육사 정성룡이 담당한다.이번 공연은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시민들이 우리 소리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가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흥보의 이야기처럼, 이날 무대 역시 관객의 따뜻한 추임새와 박수 속에서 더욱 깊은 울림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 명창은 우리 국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평가받는 방일영국악상 제32회 수상자(2025년)로 선정되며 다시 한 번 그 예술적 위상을 입증했다. 방일영국악상은 1994년 ‘국악의 해’를 기념해 제정된 상으로, 전통문화 창달과 국악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을 기리는 공로상이다.정 명창은 2020년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로 인정받은 이후, 평생을 전통문화 전승과 후학 양성에 헌신해왔다. 특히 고(故) 장월중선을 비롯해 장석중, 장판개, 정경호, 정경옥으로 이어지는 국악 명문가의 맥을 잇는 인물로, 그 집안은 2007년 ‘전통예술 판소리 명가’ 1호로 지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