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는 못하고 파일 안에 잠들어 있지만, ‘달의 뒷면’이라는 제목으로 쓴 나의 단편소설이 한 편 있습니다.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소년의 마음을 소재로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야누스같은 두 얼굴을 이야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나에게도 ‘나는 알지만 남들에게는 보이고 싶지 않은 자아’가 있기에 그 보이고 싶지 않은 뒷모습을 감추는 것이 가끔은 스스로도 버거워서 그런 제목으로 글을 써 봤던 것 같습니다. 심리학에 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이라는 대인관계 및 자기 이해 모델이 있습니다. 심리학자인 조셉 리프트와 해리 잉햄이 개발한 자기 인식 프로그램으로 이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속에 열린 창(나도 알고 남도 아는 나의 모습), 숨겨진 창(나는 알지만 남은 모르는 사적인 모습), 보이지 않는 창(나는 모르지만 남은 아는 나의 성격이나 행동), 미지의 창(나와 타인 모두 모르는 나의 잠재력 혹은 무의식)이라는 4가지 영역이 있는데 이 모델을 활용하여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신뢰가 높은 대인관계를 추구하는 훈련 모델입니다.    ‘달의 뒷면’으로 소설 제목을 붙인 것도 어쩌면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선이나 위악이라 이름 지을 만한 ‘보이지 않는 창’이 마음속에 하나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때로는 자기 자신조차 그것을 분별하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성찰인 셈입니다. 이제까지 달은 우리에게 한쪽 얼굴만 보여 주었다지요? 그 까닭으로는 달이 지구를 돌면서도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일치하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앞면만 보게 된다합니다. 곧 우리가 보아 오던 달의 모습은 달 자신은 알지만 지구인은 모르는 모습, 즉 달의 숨겨진 창인 셈입니다.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와 가장 친한 친구 별인 달을 우리는 속속들이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겠군요. 우리나라 시간으로 11일(토요일)에 아르테미스 계획으로 네 명의 우주인을 태운 아르테미스 2호가 달에서의 임무를 수행하고 지구로 귀환했습니다. 이미 미국은 1961년에 아폴로 계획을 진행하였고 아폴로 11호가 태우고 간 세 명의 우주인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간이 달에 발을 디디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기념하여 임시 공휴일로 정해 축하하고, 우리 동네 사람들이 TV가 있던 이웃집 마루에 모여 앉아 흑백의 화면 속에서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발을 내딛는 역사적인 장면을 보며 환호하던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1972년에 아폴로 계획이 마무리된 이후 달은 다시 하늘로 돌아가고,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야만 달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인간을 다시 달에 보내려는 아르테미스 계획은 미국의 주도하에 여러 나라가 폭넓게 참여하는 국제 달 탐사 계획으로, 우리나라도 아르테미스 2호에 큐브위성을 탑재해 보냈습니다. 아르테미스 1호는 무인 우주선으로 달에 다녀왔지만, 아르테미스 2호는 4명의 우주인을 태우고 열흘간의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하고 한국 시간 4월 11일에 지구로 귀환합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을 인간이 화성으로 진출할 교두보가 될 수 있을지 탐색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고 합니다. 아폴로 계획이 인간이 달에 착륙하여 그 땅을 밟고 다시 돌아오는 임무가 전부였다면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을 통해서 더 먼 우주로 인간의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원대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첫 단계에 진입하려는 계획입니다. 아르테미스 2호는 지금껏 우리에게 보인 적 없었던 달의 뒷면을 탐사하고 여러 장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해왔습니다. 알고 지내던 친구의 내밀한 속내를 알게 되면 더 정답게 다가오듯이 우리가 모르고 있던 달의 뒷모습을 알게 되면 인간이 달을 더 잘 보게 되고 더 밀접하게 이어질 수 있겠지요. 앤디 위어의 SF소설 ‘아르테미스’에서 인간이 달에 건설한 계획도시가 상상을 넘어서는 날도 언젠가는 오겠지요. 아폴로와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 속 열두 신에 속하는 쌍둥이 남매 신의 이름입니다. 아버지 제우스와 어머니 레토 사이에서 태어난 아폴로는 태양의 신, 아르테미스는 달의 여신이니, 아폴로 계획에 이은 아르테미스 계획이라는 명칭이 참으로 절묘한 프로젝트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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