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Flower girl’전은 내면에서 피어나 조용히 존재하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눈을 감은 채 자신의 감정과 마주한 여인들, 그리고 그 곁에 머무는 꽃들은 말없이 깊은 내면의 시간을 건네며 이번 전시가 지향하는 세계를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경주갤러리미지에서는 김주희 작가의 기획초대전 ‘Flower girl’을 16일부터 5월 3일까지 연다. 
김주희 작가는 도자기 ‘여인’ 시리즈로 잘 알려진 공예 작가로 개인전 9회와 단체전 90여 회를 통해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국내외 주요 아트페어에 참여했으며 동부산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부산미술협회, 미술동인혁, 해운대작가회, 동아공예가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꽃과 여인이라는 두 아름다운 텍스처가 공존하는 이번 전시는 공예와 일상이 맞닿는 지점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따스한 봄볕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작품들은 일상 속에 잔잔한 온기를 불어넣으며 지리한 일상을 감각적으로 환기시킨다.
작품 속 여인들은 모두 눈을 감고 있다. 외부 세계를 향하기보다 자신 안의 감정과 마주한 채 고요히 머문다. 붉게 물든 볼과 살짝 열린 입술, 편안한 표정은 감정의 부재가 아닌 가장 깊이 머무는 순간을 드러낸다. 김주희 작가는 이를 두고 "지나치기 쉬운 내면의 감정에 대한 포착이자 응시기도 하다"고 말한다.그러면서 "여인과 함께 등장하는 꽃 또한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꽃은 기억이자 감정이며 시간의 축적"이라고 한다. 인물의 몸을 감싸거나 머리 위에 놓이고, 때로는 손에 쥐어진 꽃들은 보이지 않는 마음의 흔적을 시각적 형태로 환원한다. 
 
도자의 표면 역시 서로 다른 질감으로 구성된다. 매트하고 부드러운 표면은 여백과 침묵을, 거칠고 두터운 질감은 시간과 감정의 층위를 담아내며 내면과 외부, 고요와 흔적 사이의 긴장을 형성한다.김 작가는 “완전한 설명보다 머무는 감정을 만들고 싶다”며 "작품 속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멈춰 서 있는 것처럼, 관람자 역시 작품 앞에서 잠시 멈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도자기 여인으로 형상화된 작품에 숨겨진 디테일은 또 다른 감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손에 닿을 듯 가까운 유토피아적 작품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결 또한 한층 따뜻하게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