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과제로 남아 있던 개헌을 이루기 위해 국민의힘을 뺀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6당 의원 187명은 지난 3일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고, 계엄 선포 국회 통제 강화와 국가 균형 발전 의무 등을 골자로 한 헌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제1야당이 반대하고 있어 최종 통과가 이뤄질지 미지수이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개헌 투표 실시에 대비해 세계 각국의 한국 공관에서 재외국민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채비에 나섰다. 이처럼 개헌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는데도 정작 국민들의 관심은 높지 않은 편이다. 개헌 국민투표 실시에 대해 찬성 의견이 다수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긴 하지만, 개헌안에 대통령 4년 연임제나 대선 결선투표 등과 같은 민감한 이슈보다 이견이 크지 않은 사안들로 채워진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지방 권력을 구성하는 지방선거와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재보선이 겹치면서 국민적 관심도 분산되고 있다. 헌법은 정치·사회·인권을 규율하고 국가 권력을 통제하는데 있어서 다른 어떤 법보다 높은 위상을 가지는 국가 최고 규범이다. 규정과 실제 권력 현실이 일치하지 않은 일부 국가의 '무늬만 헌법'과 달리 한국 헌법은 두 명의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릴 정도로 '살아있는 헌법'이다. 오랫동안 성사시키지 못한 헌법 개정의 물꼬를 트는 것은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국민적 지혜를 모으는 과정은 더 중요하다. 개헌의 문이 열리면 통치 체제나 정부 구조 개편, 안보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외교·통일 비전, 국민 생활 향상을 위한 기본권 확장,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과 역할 등 수두룩하게 쌓여있는 과제들을 치열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반영해 나가야 한다. 단계적 개헌의 경우는 첫 단추를 꿴 뒤 정치적 대립을 넘어서지 못해 주저앉으면 '짓다만 집'이 될 수 있다. 이번 1차 개헌이 이뤄지면 사회 각층의 의견수렴과 토론의 장을 열어 후속 개헌으로 바통을 이어가야 한다. 특정 세력의 일방적 추진이나 정치적 이해타산을 앞세운 개헌은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없다. 이전의 개헌과 달리 앞으로의 개헌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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