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지방 선거 50일이 남지 않았다. 시민들은 과거부터 여야 경쟁 없이 특정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되는 TK 선거 결과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동안 정권 교체를 여러 번 경험했지만 대구 선거는 보수 정당 독점구조로 굳어져 버렸다. 
 
대구 광역 시장은 물론 9명의 구청장 군수, 12명의 국회의원마저 몽땅 보수 정당이 독점하였다. 그래서 대구는 ‘보수 정당의 아성’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보수 정당의 대표뿐 아니라 대권 후보들이 대구 서문 시장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구의 민심은 일편단심 보수 정당으로 지지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지방 선거에서는 대구의 민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항상 조용하던 대구 선거판이 이렇게 요동치고 전국적 관심을 초래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한 마디로 전 국무총리 김부겸의 전격 시장 출마 선언 때문이다. 몇 해 전 총선에 패하고 대구를 떠났던 김부겸이 되돌아온 것이다. 본인 말대로 정계를 은퇴하고 서울 근교 양평에서 전원생활을 하던 그가 대구 시장 후보로 차출되었다. 일부에서는 그가 대구를 버리고 갔다고 비난하는 여론도 잠시 있었다. 
 
그러나 대구에서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구시민들이 오히려 그를 버렸다고 비판하였다. 봄비가 줄 줄 내리는 날, 김부겸은 대구 2.28 기념 공원에서 전격 출마를 선언 하였다. 비속인데도 그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이 구름같이 모여들었다. 이후 전국의 주요 언론은 연일 대구 시장 후보 김부겸 관련 보도를 비 오듯 쏟아붓고 있다.
대구의 첫 기자 회견에서 김부겸은 ‘대구의 보수가 살려면 시민들이 국민의 힘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을 하였다. 뒤이어 김부겸은 ‘대구 꼴찌 경제’론으로 대구 민심을 파고들었다. 대구 역내 총생산(GDRP)은 30여 년간 전국 최하위인데도 책임지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역대 대구 시장, 국회의원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 갔다. 그 책임이 대구 보수 독점 구도에 있다는 그의 폭로는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전임 대구 시장은 대선에 눈이 멀어 자리를 떠난 지 오래다. 
 
대구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떠나고, 동성로 대구 최대 백화점은 문을 닫은 지 오래다. 시장 상가 점포는 곳곳이 비어 있고 대구 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다. 이러니 김부겸의 주장에 시민들은 귀를 기울이고 대구 민심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하여 국힘당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과 비판도 한몫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붉은 색 옷만 보면 환호하고 무조건 찍어 주던 대구 민심이 이탈하는 배경이다. 지난 대선 패배 후 갈피를 잡지 못하던 국힘당은 장동혁을 새로운 당대표로 옹립하였다. 
 
윤 어게인 세력에 기댄 그의 리더십의 한계가 드러난 지 오래다. 절윤을 해야 당이 산다는 주장에 그는 오직 당권 유지에만 혈안이 된듯하다. 대구 다선 의원들의 시장 출마, 공천 위원장의 유력 후보 컷오프 등 파행적 당 운행은 대구의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항간에 이번 지방 선거 민주당 승리의 일등 공신은 야당 대표 장동혁이라는 주장이 회자되고 있다.
대구의 전례 없이 흔들리는 이 민심이 선거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각종 여론 조사는 김부겸이 누구와 대결해도 앞선다는 결과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선거 결과를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아직 선거일은 50여 일이나 남아 있다. 
 
민심은 바다의 파도 같아 언제 변할지도 모른다. 야당이 시장 후보를 전격적으로 단일화하여 유권자들에게 ‘미워도 다시 한번’을 읍소하면 선거판은 다시 흔들릴 수도 있다. 그때는 국힘당이 미워서 떠났던 샤이 보수 지지층이 되돌아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