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하여 신라 금관 6점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전이 2025년 11월 6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개최되었다. 전시에 출품된 금관은 금관총 금관(1921년 발견, 국보), 금령총 금관(1924년, 보물), 서봉총 금관(1926년, 보물), 천마총 금관(1973년, 국보), 황남대총 금관(1974년, 국보), 교동 금관이다.   금관총·천마총·교동 금관은 국립경주박물관이, 금령총·서봉총·황남대총 금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이 각각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서봉총 금관은 2023년 5월부터 국립청주박물관 금관실에서 전시 중이었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관리 규정」 제3절 제31조의 “박물관장은 반환 기한을 정하지 않고 임시 이관 중인 소장품의 임시 이관 또는 대여를 승인할 수 있다”는 조항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관 특별전을 계기로 신라 금관 6점 모두를 연고지인 경주에서 관리·전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2025년 11월 28일에는 ‘신라금관 경주존치 범국민운동연합’ 발대식이 열렸고, 같은 날 범국민운동연합 공동 대표, 경주시장, 경주시의회 의장이 신라 금관 존치를 관계 기관에 요청하는 청원서에 서명하였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6점 모두를 관리·전시해야 한다는 측은, 한자리에 모아야만 비교 관람이 가능하며 다른 국립박물관에서 특별전을 개최할 경우에는 대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이자 국내외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신라 금관을 전시하는 것이 신라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확대하는 데 필요하다는 반론도 일각에서 제기되었다.   문화유산은 원칙적으로 그 유래한 지역에서 관리·전시되어야 한다. 다만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리 중인 금관 3점을 경주로 반환하는 것으로 신라 문화유산의 환지본처(還至本處) 문제가 종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사안은 복잡하다. 금관의 환지본처가 이루어지면, 감산사 석조아미타여래입상(국보)과 석조미륵보살입상(국보), 구황동 금제여래좌상(국보)과 금제여래입상(국보), 감은사지 동 삼층석탑 사리장엄구(보물) 등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신라 문화유산에 대해서도 환수 요구가 거세질 수 있으며, 다른 지역과 박물관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을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크게 우려할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문화유산이 환지본처된 몇몇 사례가 있다.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는 국립중앙박물관이 관리하던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을 원주시와 지역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환수 요구를 받아들여 원래 소재지인 원주 법천사지로 이전하기로 2023년 결정하여 2025년에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옮겼다. 경주의 신라금관 6점 존치 요구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가유산청은 답해야 한다. 최선의 해법이 어렵다면 경주시와 신라금관 경주존치 범국민운동연합 등과 협의하여 차선책이라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 10년마다 6개 금관을 모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특별전을 개최하겠다는 약속만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우선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상설 전시 중인 서봉총 금관은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이관되어야 한다. 국립청주박물관이 공예 특성화 박물관이라는 이유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인 서봉총 금관을 임대 형식으로 상설 전시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며, 경주시민이 동의하기도 어렵다.   2025년 12월, 국립부여박물관에 국보인 ‘백제금동대향로’ 1점을 전시하는 ‘백제대향로관’이 개관되었다. 신라금관의 환지본처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에 국립경주박물관에 금관실 또는 금관전시관을 신축하여,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관리하는 3점에다 서봉총 금관을 포함한 4점을 상설 전시하자는 안이 일각에서 제안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신라금관 경주 존치를 주장하는 측이 서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신라 금관의 진수를 보려면 국립경주박물관을 찾게 해야 한다. 전국에 산재한 국립박물관은 각자의 지역적 특성이 분명히 살아나야 하며, 그것이 곧 지역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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