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달 30일부터 한국 방문 이력이 있는 중국인에 5년 복수비자를 발급해주고, 중국 14개 주요 도시 거주자와 100만달러 이상 한국 투자 기업 임직원에게 10년 복수비자를 내주기로 했다. 2016년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한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중국인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19로 교류가 전면 중단된 시기를 거쳐 중국인 방문객을 더 늘려 관광산업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이번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뒤 본격적인 회복에 힘입어 중국인 한국 방문객이 2023년에는 200만명을 넘어섰고, 2024년 460만명, 비자 면제가 이뤄진 지난해 570만명 등으로 크게 늘었다. 사드 사태 직전 최고점이던 807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증가 속도가 빠른 편이다. 관광산업 활성화에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중국인 1억명가량이 장기간 자유롭게 한국을 오갈 수 있는 '프리패스'를 받게 된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10년 복수비자 발급 기준 완화 대상에 포함된 중국의 대도시인 충칭(3190만명), 상하이(2480만명), 베이징(2180만명) 등은 인구로 볼 때 북한(2500만명)보다 많거나 근접한 규모이다. 나머지 대부분 도시도 인구가 1000만명을 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중국인에 대해 폭넓게 방문비자 발급 문턱을 낮추는 만큼 불법 체류나 취업, 강력 범죄 행위 등 예측 가능한 부작용에 대한 관리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최근 무비자로 한국에 입국했다가 잠적한 중국인들이 출입국 당국에 붙잡히는 등 사건·사고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중국 기업 임직원에 대한 방문 확대도 경제 안보 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측면이 있다. 중국공산당 독주 체제인 중국에서는 기업에도 당 조직이 있다. 최근 수년간 산업 스파이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한국 주력 산업의 첨단 기술을 중국 등으로 빼돌리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활발한 교류를 위한 조치와 함께 대비책이 필요한 이유다. 한국은 먼저 열어주고 사후 관리를 하는 방식인 만큼 상응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절차를 간소하게 하더라도 입국부터 체류 기간까지 면밀한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양국 간 교류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