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웃고 있는 '행복한 춘심이'는 색의 군락 속 은유적 꽃들에 둘러싸여 있다. 경주 중견 화가 이철진이 서울 도심에 ‘행복의 정원’을 활짝 열어젖혔다.오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열리는 이철진의 제52회 개인전 ‘행복한 춘심이–내면의 정원(Happy Chunsim-Inner Garden)’은 제목서부터 진정한 행복을 선언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결국 마음 한가운데서 만나고 확장되는 것이라고.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작가의 대표 연작 ‘춘심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춘심이 작품과는 다른 ‘감정의 정원’이라는 주제로 눈을 감은 춘심이를 통해 외부의 풍경을 차단한 대신, 내면의 계절을 펼쳐 보인다. 
화폭 속 꽃들은 현실의 꽃이 아니다. 어느 식물도감에도 실리지 않은 '감정의 식물'들이다. 어떤 꽃은 화면을 가득 메울 만큼 커다랗고 어떤 꽃은 기억의 점처럼 흩어진다. 크기가 제각각인 이유에 대해 작가는 “감정의 밀도와 기억의 크기”라고 설명한다. 색채 또한 물리적 현상에 따르지 않는다. 파랑 속에 핑크가 번지고 초록 속에 보라가 스민다. 색은 경계를 거부하고 서로에게 스며든다. 자연을 재현하기보다 가변적 감정의 떨림을 붙잡으려는 시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번 서울전은 특히 60호에서 200호에 이르는 대작 중심의 근작으로 꾸며졌다. 큰 화면에선 꽃 사이를 걷고, 색채 사이를 누비며 춘심이의 미소 앞에서 잠시 관람자를 비추게 한다. 작품 한 점 한 점에 이전보다 더 긴 시간과 공력을 들였다는 작가의 말은 화면 곳곳에서 증명된다. 작품의 밀도는 높아졌고 메시지는 깊어졌다.1963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작가 이철진은 뉴욕·서울·대구·부산 등지에서 50회가 넘는 개인전을 열며 꾸준히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해 왔다. BAMA 부산화랑미술제, 서울아트쇼, 홍콩 아시아 아트쇼, 벨기에 아트 젠트 초대전 등 국내외 아트페어와 400여 회가 넘는 그룹전에 참여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대구미술대전, 부산미술대전 등 각종 심사위원과 초대작가로도 활약했으며 여러 대학 강단에서도 후학을 길러냈다.
그의 이력 가운데 눈에 띄는 또 하나는 ‘공간과 마을을 예술로 바꾸는 힘’이다. 구룡포 벽화마을,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 벽화 프로젝트의 예술감독을 맡았고 다양한 실내조형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무엇보다 현재 경주시 불국신택지길에 작업실 ‘행복춘심’을 두고 있는 그는 지난해 경주 APEC 기간, 불국사 진현동 일대 유휴공간과 거리를 활용한 대규모 전시를 기획해 여행객과 시민들에게 색다른 문화 경험을 선사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작가는 올해 초 열었던 일본 홋카이도 오도리 미술관 초대전과 여수 아트디오션갤러리 초대전에 이어 이번 서울전과 오는 7월 경주서의 개인전을 준비하며 왕성한 행보를 잇고 있다. 올해 포항예술고등학교를 퇴직하며 얻은 시간의 여유는 왕성한 창작의 불씨가 됐다고 말한다. 
인사동 갤러리 인사아트에서의 이번 전시는 행복은 바깥에서 오는 소식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피어나는 마음속 정원을 확인하러 가는 길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