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선거를 앞두고 지방의원 공천을 위한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방의원(광역·기초)은 기초·광역단체장과 다르게 시민여론은 아예 배제하고 100% 당원투표로 공천자를 확정 짓게 되자 지역민들은 “당원대표를 뽑는 선거냐”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경주시 선거구 경우 뒤늦은 선거구 획정으로 예비후보자들이 낯선 출마예정지를 찾아다니며 얼굴알리기가 한창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초의원과 광역후보 역시 기초 광역단체장 일반여론 50%, 당원여론 50%를 적용해야 논란을 잠재 울 수 있음에도 100% 당원투표는 공정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여론이 높다. 
 
이 같은 광경을 목격한 시민들은 민주정치 기초가 되는 지방자치제도는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의 정치, 행정, 입법 등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시행하기 때문에 차라리 무공천으로 의회가 구성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것은 기초의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 중앙집권 제도하에 소외될 수 있는 지역 현안을, 지방자치제도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챙길 수 있으므로 생활 정치와 닿아있다고 할 수 있다. 
 
지방자치제도의 이러한 취지는 공감이 가지만 지금과 같은 지방선거 시스템을 계속 가져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정당 공천제가 지방자치제도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방자치는 말 그대로 생활 정치여야 하고 생활 정치가 성공하려면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정당 공천제에서라면 사람이 안 보이고 정당만 보인다. 따라서 출마 후보자들에게는 공천을 주는 국회의원이 표를 주는 주민보다 훨씬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정당이 곧 당선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경쟁자 없이 단수 추천으로 자동 당선될 후보자는 소위 무투표 당선자들이다. 
 
지역별로 보면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고 영남은 국민의 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출마자들이 넘쳐난다. 정당 공천제하에서는 내 편, 네 편으로 국민들을 갈라놓을 수밖에 없다.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 정당 공천제가 없어지면 영호남이 골 깊은 대립감정의 심각성은 저절로 해소될 수도 있다.
이번 기초의원 경선에서 100% 책임당원투표는 국민 참정권을 무시한 처사로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기어코 정당 공천제를 고집하려면 번거로운 100% 책임 당원투표로 묻지 말고 당 기여도를 엄격하게 심사해서 공천자를 확정하면 된다.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에게 선택권을 박탈하는 정당 공천제를 없애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