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엔 훌쩍 큰 키의 몸매를 지닌 여인들을 선망 했었다.그러나 젊은 날엔 이 신체적 조건을 갖춘 팔등신 미인을 부러워 한 적이 별반 없다. 이는 여고 3학년 때 어머니가 들려준 말씀 한마디 때문이었다. 학창시절엔 1미터 60센티가 채 안 되는 작은 키가 콤플렉스였다.
외모에 대한 불만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유난히 통통한 두 볼 역시 거울을 대할 때마다 마음에 안 들었다. 당시 다이어트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미 이것을 실행하기도 했었다. 복스러운 볼 살을 빼려고 나흘을 식음을 전폐 한 적도 있었다. 얼굴이 핼쓱한 친구들이 마냥 부러워서였다.
이때는 작은 키에 대한 무너진 자존감을 높이고 싶은 마음 간절 했다. 여고 3학년 땐 어머니 몰래 무려 7센티미터 높이의 하이힐을 구입해 사복을 입을때 신었다. 여고 3년 졸업을 앞둔 어느 날 사복 차림으로 구두까지 갖춰 신고 친구랑 영화관을 찾아 갈 때였다. 그 날 새로 산 굽 높은 구두를 신고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삐끗하여 발목을 접질렀다. 이 때 구두를 벗어들고 절뚝거리며 집에 돌아온 필자를 본 어머닌, “사람은 겉모습 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다. 자신감을 지녀라. 키 크다고 하늘의 별을 만져본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 라는 말씀을 하였다.
  어머니의 이 말씀은 그동안 작은 키에 대한 열등감을 지녀온 필자의 우매함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했다. 어머니 말씀을 들은 이후부터 외모보다는 마음 그릇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책을 읽었고, 그 내용으로 독서 일기를 쓰기도 했다.
  이 나이 이르도록 평소 명품에 현혹 된 적이 없다. 그러나 양서들을 대하면 무리를 해서라도 구입했다. 심지어 읽어봐서 내용이 좋은 책은 지인 및 친구들에게도 선물 하곤 한다. 내 딴엔 내용이 좋아서 친구나 지인에게 선물했건만 고마워하기는커녕,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친구도 있었다.
“ 요즘 우리 나이가 되면 눈이 아파서 책 몇 페이지도 못 읽어. 정히 선물 하고 싶음 커피 쿠폰이나 보내주지….” 전화로 이런 말을 해오는 친구이다. 하긴 이 친구는 평소 짝퉁 명품으로 온 몸을 휘감기로 소문났다. 이름만 대면 다 알법한 명품 상표를 도용해 만든 모자, 핸드백, 악세사리, 그리곤 옷가지 까지. 그녀는 이러한 가짜 명품을 착용한 채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외모를 한껏 뽐내기도 한다. 그러나 친구들은 그녀가 치장한 장신구며 핸드백, 모자 등이 가짜라는 것을 다 안다.
그럼에도 그녀의 늘씬한 키, 날씬한 몸매 덕에 비록 짝퉁 일망정 얼핏 보기엔 진짜 명품 못지않게 잘 어울린다. 이는 키가 크고 60살이 넘은 나이임에도 군살 없는 몸매가 뒤태로 보아선 젊은 여성 같아서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몸매가 날씬하고 키가 크면 뭐하나. 그녀는 얼굴 반쪽이 심한 화상을 입어서 몇 번 성형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일그러진 모습이다. 이런 얼굴 탓에 그토록 몸매 좋은 그녀도 멀쩡한 외양을 지닌 친구들한테 열등감을 느끼는 듯 했다. 모임에서 보면 자신의 각선미를 자랑하려는 듯 짧은 치마를 입고 나타나곤 한다. 게다가 젊은 여성들이나 신음직한 부츠를 한 여름 폭염에도 신고 다녀서 주위의 시선을 끌기 예사이다. 귀걸이, 목걸이도 순금이어서 금이 뿜어내는 번쩍이는 휘황한 빛에 눈이 부실 정도이다. 이는 자신의 외모가 지닌 결함을 겉치장으로라도 포장하려는 심리에서 일지도 모르겠다.
나이들수록 남녀 막론하고 옷차림은 정갈해야 한다. 나이 60살이 넘어서 미니스커트와 혹서(酷暑)에 부츠라니, 이도 모자라서 전부 짝퉁으로만 치장을 하는 그녀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분명코 꼴 볼견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친구에게 자기계발서나 양서(良書)는 전혀 해당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래도 그녀의 얼굴에 대한 열등감을 차마 ‘나몰라라’ 할 순 없었다. 독서를 통해서라도 자신의 외모로 인한 허허로움을 채우라고 최근에 차동엽이 지은 『무지개 원리』 라는 책을 선물로 사 보냈다.
  이 책엔 「메뚜기 자아상을 버려라」라는 내용이 있다. 그중에 인상 깊은 대목은 '생각은 감정을 낳으며 생각은 행동을 변화 시키고 인생을 바꾼다'라는 내용이다.
그녀 역시 이 책에서 귀담아 들을 성경 내용이 있다. “ 무엇보다도 네 마음을 지켜라. 거기에서 생명의 샘이 흘러나온다.” (잠언 4, 23) 참으로 옳은 성경 말씀이다. 사람은 겉모습보다 내면이 아름다워야 한다. 그러면 그 미는 절로 겉모습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는 그 어떤 값비싼 옷이나 장신구로도 표현할 수 없는 진정한 아름다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