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신라 최초의 사찰인 전 흥륜사지로 추정되는 경주공업고등학교에 대한 수습발굴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박물관에 따르면 2008년 10월 경주시 사정동에 자리한 경주공업고등학교의 운동장 주위에 배수구를 설치하는 공사 중에 많은 유물이 출토돼 수습조사를 실시했다.
이 일대는 544년에 완공된 신라 최초의 사찰인 흥륜사지로 추정되는 중요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공사에 의해 파헤쳐진 폭 2m, 길이 183m의 긴 굴토부의 수습 조사로 이 지역의 성격을 밝히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곳에서 수습된 토기를 분석해 유적일대가 본격적으로 점유되기 시작한 시기는 6세기 전반(약 520~540년)이며 그 중심 시기는 8~9세기로 추정했다.
와당의 경우에도 6세기 전반의 연화문 와당이 존재하며 통일신라시대에 크게 유행한 세판·중판연화문 와당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와당으로 장식한 중요건물이 6세기 전반에 들어서 통일신라시대까지 번성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초석에 의해서도 이런 사실이 방증된다.
이밖에 학교 교정에 놓여 있는 방형초석들은 주좌(주좌) 한 변의 길이가 105㎝에 달하는 초대형으로 황룡사의 목탑지와 중금당지, 강당지에서만 확인되는 가장 큰 초석군과 크기가 같다.
이는 황룡사의 대형건물과 비견되는 건물들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경주공업고등학교 일대에는 신라불교 초기에 건립된 대형사찰이 있었음이 분명해졌다.
이번에 수습된 '왕(?)흥…' 자가 새겨진 와편의 명문을 '대왕흥륜사'의 일부라고 본다면 이 사찰은 흥륜사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다른 '…사' 자의 명문와편에 따라 억측일 수도 있으나 영흥사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았다.
신라의 사찰건립은 왕경의 도시계획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루기 때문에 이번 조사가 흥륜사의 비정문제 뿐만 아니라 왕경의 정비와 확장 문제 등 도시전반에 대한 연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대곤 학예실장은 "사전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임의로 굴토가 행해진 점은 분명 잘못된 일이며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와 관계당국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경주공업고등학교를 이전시켜 이 일대에 대한 전면적인 발굴조사로 지하에 묻혀있는 유적의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