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천년고찰의 숨결을 간직한 '기림사 응진전'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되면서 경주 불교문화의 역사성과 조선시대 건축미를 함께 증언하는 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특히 기림사 응진전은 조선 중기 불전 건축양식을 온전히 간직한 데다, 300년 넘게 이어져 온 나한신앙의 흔적과 예술적 조형미를 함께 품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국가유산청은 최근 '가평 현등사 극락전' 등 부불전 6건과 '금산 영천암 무량수각' 등 요사채 4건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지정을 예고했다. 이 가운데 경주에서는 기림사 응진전이 포함돼 지역 불교문화유산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기림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로,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천년고찰이다. 함월산 자락에 자리한 기림사는 오랜 세월 수행과 신앙의 중심 역할을 이어왔으며 이번 보물 지정 예고는 건축물 지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이번에 지정 예고된 기림사 응진전은 조선시대 건축물로 정면 5칸, 측면 1칸 규모의 맞배지붕 다포식 건물이다. 건물은 장대석 기단 위에 세워졌으며 겹처마 구조와 정교한 공포 양식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측면에 고주를 세우지 않고 내부를 하나의 대량 구조로 처리한 방식은 국내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건축기법으로 꼽힌다. 이는 조선 중기 목조건축의 기술적 완성도와 공간 구성 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건축 세부에서도 시대적 특징이 뚜렷하다. 공포는 내·외부가 동일한 2출목 다포 양식을 이루고 있으며 수서형과 삼분두형 제공 등에서는 조선 중기 양식의 특징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여기에 제공 부재에 새겨진 연봉당초 문양과 생동감 넘치는 용두·봉두 장식은 조선 후기 장식미까지 함께 보여주며 뛰어난 예술성을 더하고 있다.
기림사 응진전의 가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건축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나한신앙’의 역사를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백나한 신앙의 전통과 조선시대 불전 건축미가 조화를 이룬다. 기록에 따르면 응진전은 1649년 영산전으로 중창됐으며 이후 나한전과 응진전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729년에는 오백나한상을 봉안하면서 본격적인 나한신앙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특히 1705년 '기림사중창기', 1718년 '신라함월산기림사사적', 1794년 '개간신라함월산기림사사적' 등 여러 고문헌에 중창과 운영 기록이 상세히 남아 있어 학술적 가치 또한 높다. 오랜 세월 부분적인 수리를 거쳤음에도 큰 훼손이나 구조적 변형 없이 현재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역시 문화유산적 의미를 더한다.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보물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