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서는 한 음악인이 있다. 긴 침묵과 올해 초, 대수술의 시간을 통과한 가수 정원영(67)이 오는 23일 오후 5시 경주 '카페 분황'에서 콘서트 ‘Reborn, Spring Concert’를 열고 관객들과 만난다.그는 이제 ‘노래는 운명’이라고 말한다. 대수술 이후 기적처럼 돌아온 목소리, 그리고 다시 시작된 무대는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이번 공연의 제목인 ‘Reborn’은 단순한 복귀 공연의 의미를 넘어선다. 큰 고비를 넘기고 새롭게 태어난 한 음악인의 또 다른 출발이자 음악과 마주한 삶의 고백에 다름없다.   그는 올해 초 11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은 뒤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그는 “노래는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음이 제대로 나오더라”며 “이건 음악을 계속하라는 운명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수 십년간 여러 무대에서 활동한 그가 수술 이후, 경주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첫 무대다.    경주는 그에게 특별한 도시다. 젊은 시절 보문관광단지 호텔 무대에서 음악을 시작했고 음악다방과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며 지역 대중음악 문화를 이끌었던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경주 1세대 민속카페로 꼽히는 ‘궁상각치우’를 운영하며 통기타 음악 문화를 이끌었고 윤도현·강산에 등 여러 뮤지션들의 무대를 만들기도 했다.‘Reborn’ 공연은 무엇보다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친숙한 레퍼토리로 꾸며진다. 그는 “지난 1월 경주에서의 공연에 성황을 이뤄주셔서 너무 기뻤다. 그렇지만 익숙치 않은 노래가 많다는 이야기가 들렸다”며 “이번에는 더 대중적이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곡들 위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무대에서는 ‘San Francisco’,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떠나가는 배’, ‘Stand By Me’,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처럼’, ‘고독한 여자의 미소는 슬퍼’, ‘Sea of Heartbreak’, ‘제비꽃’, ‘기차와 소나무’ 등 세대를 아우르는 포크와 팝, 발라드 락 음악들이 펼쳐진다. 여기에 지난해 발표한 자신의 신곡 ‘Get All Right’와 첫 싱글 ‘시간의 그림자’도 더해져 모두 17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선 느린 감성의 곡만 이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템포와 분위기를 계속 바꾸며 몰입감을 높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정원영은 “관객들이 지루할 틈 없이 분위기를 계속 바꿔 음악의 흐름 속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화려한 기교보다 이야기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질량만큼 단단하면서도 낮고 묵직한 음색, 생의 굴곡을 통과한 사람만이 낼 수 있는 감정의 결이 그의 음악 안에 녹아 있다. 한 곡 한 곡에 지나온 시간에 대한 소회, 그리고 다시 살아가겠다는 의지가 스며 있는 셈이다.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게스트들은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가수 장은영과 SAM SON 밴드는 정원영과 함께 무대를 꾸미며 공연의 다채로운 분위기를 이끌 예정이다.    정원영은 최근 발표한 싱글 ‘시간의 그림자’를 통해서도 자신의 음악 인생을 담담히 풀어냈다. 오랜 기간 활동했지만 정식 음원을 내지 않았던 그는 뒤늦게 첫 앨범을 발표하며 음악 앞에 다시 섰다. 그는 “지금은 한 곡 한 곡을 제대로 부르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 역시 그런 마음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제2의 고향인 경주의 소박한 무대를 통해 더욱 농밀해진 노래로 자신의 시간을 건너고 있다. ‘Reborn’이라는 주제처럼 이번 경주 공연은 가수 정원영에게 또 한 번의 새로운 탄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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