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수술 과정에서 자궁동맥 파열이 발생한 고위험 산모가 수술 이후 충분한 경과관찰을 받지 못해 사망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다. 법원은 병원 측에 유족을 대상으로 4억 원 이상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판결에서는 수술 중 발생한 자궁동맥 파열 자체보다, 수술 이후 산후출혈 가능성을 모니터링하는 후속 조치가 중단된 점이 법적 책임의 핵심 원인으로 판단됐다. 산모 A씨는 셋째 자녀 출산을 위해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40대 초반이던 A씨는 과거 두 차례의 제왕절개 이력이 있어 고위험 산모로 분류된 상태였다. 응급 제왕절개 수술 중 자궁동맥 파열로 인한 출혈이 발생했으나, 의료진은 혈관 결찰술을 시행해 지혈 조치를 취한 후 수술을 마쳤다.수술 종료 후 A씨는 회복실을 거쳐 일반 병실로 이송됐다. 그러나 병실 이송 직후 의료진이 활력징후를 두 차례 측정한 것을 끝으로, 약 3시간 30분 동안 추가적인 경과관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자궁동맥 파열 이력으로 인해 산후출혈 위험이 높은 상태였음에도 새벽 시간대 모니터링이 공백 상태에 놓인 것이다. 이후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어 최종 사망했다.병원 측은 재판에서 당시 활력징후가 정상 범위였고, 산후출혈을 의심할 만한 징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진료기록과 감정 의견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법원은 생리학적 특성상 체내 출혈이 진행되더라도 일정 기간 혈압 등 활력징후가 정상 범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외견상 이상 징후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산후출혈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의료진이 산후출혈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3시간 반 이상 모니터링을 소홀히 한 행위는 의료법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정됐다.의료진의 경과관찰 소홀과 산모 사망 사이의 법적 인과관계도 성립됐다. 재판부는 진료상 과실이 입증되는 경우 손해 발생의 개연성을 바탕으로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수술 후 모니터링 부재가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으로 법적 연결성이 인정됐다. 다만, 법원은 병원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수술 중 일어난 자궁동맥 파열 자체는 의료과실과 무관한 우발적 상황이었던 점, A씨가 고령 산모에 해당했던 점, 수술 당시 의료진이 결찰술을 통해 지혈을 시도한 사정 등이 참작됐다. 이를 종합하여 법원은 병원 측에 유족을 향한 4억 원 이상의 배상 지급 명령을 내렸다. 수술 후 경과관찰은 단순한 사후 조치가 아니라 의료행위의 연장선에 있는 독립적인 의무다. 특히 산후출혈과 같이 초기 증상이 겉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합병증의 경우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수술 절차가 완료되었다고 해서 의료진의 집중적인 주의의무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이번 판결로 재확인된 셈이다. 고위험 산모의 경우 수술 전후의 경과관찰 계획 및 응급 대응 프로세스를 의료진을 통해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술 이후 미세한 이상 징후라도 인지된다면 즉시 추가 진단과 처치를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만약 의료과실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초기 단계에서 진료기록부와 수술기록 등을 신속히 확보한 후, 의학적 감정과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다. 도움말 : 법률사무소 리오 이일형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