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이 청정하면 처처가 극락이라 했습니다. 죽어서 극락세계에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열심히 노력해 현실에서 극락세계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불국사 조실 설당 종우 대종사의 봉축법어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국사를 찾은 사부대중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전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 불국사는 24일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국사 범영루 앞 광장에서 봉축 대법요식을 봉행했다. 
 
이날 법요식에는 불국사 회주 법달 대종사, 조실 설당 종우 대종사, 주지 종천 큰스님, 선덕 종법 대종사와 종수 대종사를 비롯한 대덕 스님들과 김석기 국회의원, 최혁준 경주시장 권한대행,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 최영숙 경북도 관계자, 임종식 경북교육감, 박준현 경북신문 대표이사 회장 등 사부대중 3000여 명이 참석했다.이날 명종 5타를 시작으로 부처님의 거룩한 가르침을 하는 의미로 불국사 회주 대경 법달 대종사의 헌향, 사부대중을 대표해 불국사 이영숙 신도회장의 화환 공헌, 불국사 조실 설당 종우 대종사 등과 주요 내빈의 애기 부처님 관욕과 헌화, 삼귀의, 반야심경에 이어 축원과 봉축가, 발원문, 축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그리기글짓기대회 시상, 봉축기념 예술제와 예불 및 탑돌이도 진행됐다.
 
부처님의 탄생을 찬탄하고 자비와 평화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이날 행사에는 불자들뿐 아니라 지역사회 주요 인사들과 천주교 성직자도 함께해 종교를 넘어선 화합의 의미를 더했다.특히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의식에는 설당 종우 대종사와 법달 대종사, 주지 종천 큰스님을 비롯해 지역 인사들, 조정현 바드리시오 원로신부 등 천주교 인사들도 동참해 생명존중과 평화의 가치를 함께 나눴다.
이날 불국사 주지 종천 큰스님은 봉축사에서 생명존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종천 큰스님은 “부처님께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불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셨다. 우리는 그 소중한 존재의 참모습을 보지 못한 채 생명을 해치고 자연을 파괴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다”며 “생명이 경시되고 존귀함에 눈뜨지 못한 삶은 결국 불행을 의미한다”고 전했다.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에서는 지금도 전쟁의 화염 속에서 많은 중생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이러한 고통은 먼 나라의 일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아픔”이라고 말했다.이어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고 동체대비의 하나 된 세상을 열어가야 한다”며 “오늘 밝히는 마음의 등불로 무명을 걷어내고 지혜를 밝히며 나눔과 상생의 삶을 실천하자”고 당부했다.이어 봉축법어에 나선 설당 종우 대종사는 “부처님의 탄생은 온 인류의 기쁨이며 축복”이라며 “하늘의 모든 신들이 찬탄하고 땅의 모든 신들이 경배한 거룩한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특히 “일심이 청정하면 처처가 극락”이라는 가르침을 강조하며 “현실 속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자비를 실천할 때 이 땅 또한 불국정토가 될 수 있다”고 설했다.불국사 합창단 황정희 회장이 낭독한 발원문에서는 “혼란스러운 정치와 경제가 안정을 되찾고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가 정착돼 온 인류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평화와 화합의 염원을 담았다.축사에 나선 최영숙 경북도 관계자는 “최근 세계 곳곳에서 갈등과 분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는 더욱 절실한 시대적 가치가 되고 있다”며 “경북도는 서로를 존중하고 공존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모범이 되는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석기 국회의원은 “올해 봉축 표어인 ‘마음의 평화, 행복한 세상’은 지금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라며 “부처님의 존엄과 상생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더욱 따뜻하고 살기좋은 경주를 함께 만들어나가고 화합과 희망의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혁준 경주시장 권한대행은 “불국사는 경주의 정신을 상징하는 성지이자 지역사회를 따뜻하게 보듬어온 자비 실천의 도량”이라며 “갈등과 불안이 깊어지는 시대일수록 부처님의 자비와 지혜가 더욱 필요한 만큼 시민 모두의 마음에 자비의 연꽃이 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날 불국사 경내에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부처님의 자비광명을 상징하듯 수놓였으며 사부대중은 저마다의 서원을 담아 부처님께 합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