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입니다. 그중에서 우리 경북 지역의 미래와 아이들의 삶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선거를 꼽으라면 단연 '교육감 선거'일 것입니다.
  교육감은 지역 초·중·고등학교의 교육 정책부터 예산 집행, 교원 인사까지 막강한 권한을 가집니다. 한 해에 수조 원에 달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움직이고, 우리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무엇을 배우며 성장할지를 설계하는 '교육 소통령'인 셈입니다.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교육의 수장을 뽑는 일이니,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교육감 선거는 후보가 정당공천을 받는 선거가 아니기 때문에 언론이나 유권자의 관심도 떨어지고 이른바 '깜깜이 선거'라는 고질적인 비판을 면치 못합니다. 유권자들은 후보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껏해야 집으로 배달되는 선거 홍보물 몇 장에 의존해 후보를 파악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거는 자연스럽게 '현직 프리미엄'으로 쏠리게 되며,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참신한 교육 정책이 나오기 어렵고, 교육행정의 혁신도 어렵게 됩니다. 오랫동안 지역 교육을 이끌며 이름을 알려온 현직 교육감은 인지도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교육혁신은 들어설 자리가 없는 상황입니다.
반면, 참신한 비전과 전문성을 갖춘 신인 도전자들은 자신의 이름과 철학을 알릴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인지도 부족이라는 높은 진입장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가혹한 과제를 안고 시작해야 합니다.
 
정치학에서는 흔히 선거의 3대 요소를 '인물, 구도, 정책'으로 꼽습니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를 이 세 가지 잣대로 들여다보면 유권자의 혼란은 더욱 깊어집니다. 후보들이 내세우는 정책을 늘어놓고 보면 비슷비슷해서 변별력을 갖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번 선거가 비슷한 보수후보 2명과 진보후보 1명의 3자 구도로 형성되면서 선거 표심은 더욱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경북 교육감 선거의 경우 확실한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유독히 40%나 두텁게 형성되어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정책은 구분이 안 되고, 구도는 팽팽한데, 정보는 없으니 유권자들은 갈 길을 잃은 것입니다.
 
이처럼 정책의 차별성이 흐릿하고 3자 구도의 셈법이 복잡할 때, 깜깜이 속에서 우리가 붙잡아야 할 유일한 선택 기준은 정당 소속도 없으니 결국 '인물'입니다. 그렇다면 인물의 무엇을 보고 결정해야 할까요?
 
가장 명확한 이정표는 후보자의 '과거 경력'입니다. 말과 글은 얼마든지 화려하게 포장할 수 있지만, 그가 걸어온 발자취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거 일선 교육 현장이나 행정 영역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 위기 상황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또 도덕적 흠결은 없었는지 그 삶의 궤적을 꼼꼼히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현직 후보 경우라면 지난 공약의 이행률과 경북 교육의 고질적 문제들을 얼마나 해결했는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하고, 도전자라면 그가 쌓아온 경력이 경북 교육을 혁신할 만한 전문성을 담보하는지 검증해야 합니다. 경력은 단순한 이력서가 아니라, 그 인물이 가진 교육 철학과 실행력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경북의 교육은 우리 지역의 정주 여건을 결정짓고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할 핵심 열쇠이기도 합니다. 정보가 부족하다고 해서 투표를 포기하거나, 단순히 눈에 익은 이름에 대충 한 표를 던지기에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경북의 내일이 걸린 무게가 너무나 무겁습니다.
  유권자가 먼저 눈을 크게 뜨고 홍보물 너머의 '과거 경력'을 파헤쳐야 깜깜이 선거의 장벽을 깨뜨리고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보장될 수 있습니다. 이번만큼은 학연이나 지연, 그리고 이런저런 인연과 막연한 인지도에서 벗어나, 오직 경북 교육을 책임질 적임자가 누구인지 '인물'의 실체를 똑바로 바라보는 현명한 선택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