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선거의 민심은 독주하는 집권 여당과 무능한 야당에 대한 경고다. 민주당은 16개 시도지사 중 12곳에서 승리했으나 서울 탈환에 실패해 반쪽 승리다. 민주당은 민심의 척도인 서울시장 패배에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선택한 정원오, 하정우 후보의 패배는 충격적이라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서울 개표는 선거가 끝난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화두다. 개표 과정에서 민주당 정원오 후보에게 계속 뒤지던 오세훈 후보의 역전 드라마가 짜릿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일부 유권자가 서울 잠실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함 반출을 막아 개표가 100% 완료되지 못한 상태에서 정원오 후보는 '승복' 입장을 밝혀 오세훈 후보 당선이 확정됐다. 오세훈 당선인은 "시민들께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대원칙을 세워주셨다"고 했다. 이로써 그는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란 기록을 세우게 됐다.
선거결과는 4년 전 지방선거와는 정반대였다. 민주당은 이번에 경기, 인천, 부산, 울산, 강원, 충북, 충남, 대전, 세종, 전북, 전남·광주, 제주 등 12곳을 차지한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대구·경북·경남 등 4곳을 이겼다.
2022년 지방선거에는 국민의힘이 12곳, 민주당이 5곳을 확보했던 것과는 정반대 결과였다. 민주당은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낙관했던 서울시장 선거의 패배로 국민의힘을 완전히 압도하진 못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심이 절묘하게 작동했다"며 "독주하는 여당과 무능한 야당을 동시에 심판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부동산 규제, 스타벅스 불매 운동, 이른바 '조작 기소 특검' 등 정부·여당이 추진했던 정책과 이슈에 대한 거부감이 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서울 승리로 '영남당 전락'을 가까스로 면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은 "장동혁 체제를 비판했던 오세훈의 승리, 장 대표에게 제명당했던 한동훈의 국회 입성은 국민의힘에 '윤어게인과 결별' 외 다른 선택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날 장동혁 대표는 지선 결과를 놓고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이번 선거였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민심을 거역할 수는 없다. 당 지도부가 대패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 측은 '사퇴론'을 일축했으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송언석 국힘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했을 뿐 국힘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장 대표는 거취 압박에 한동훈 전 대표의 복당 등으로 고민이 깊어진다. 오늘의 정치 혼란은 독주하고 무능한 여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