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900년대 대구에서 열린 공연 등의 팸플릿에 게제된 광고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과 공연예술을 후원해 온 지역민과 기업들의 발자취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8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의 주제전시인 ‘그 무대, 그 광고: 예술을 지킨 동행’을 지난 2일부터 오는 10월 5일까지 대구예술아카이브 열린수장고(대구예술발전소 3층)에서 전시하고 있다.이번 전시는 과거 연극·무용·오페라·음악 등 공연 팸플릿과 잡지 속 광고를 통해 지역 공연예술을 후원해 온 지역민과 기업의 발자취를 조명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특히 팸플릿 광고에 담긴 문장과 이미지, 상호와 로고 등은 홍보 수단을 넘어 당시 사회의 생활상과 가치관, 지역 공연예술을 둘러싼 문화 생태계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소중한 생활문화 사료에 속한다.해방 이후 최초의 동인지 ‘죽순’ 7집(1948년 1월) 광고는 ‘조국 재건은 나의 힘으로서’라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등장해 당시의 시대 정신을 짐작하게 한다. 또 1953년 공연 팸플릿에 등장한 ‘꽃다발 사절합니다’라는 문구는 새로운 공연 관람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광고 속 전화번호와 물가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국번 없는 세 자리였던 전화번호가 해방 이후 네 자리로 늘어나는 과정, 1970~80년대 중반 국번이 한 자리에서 두 자리로 바뀌는 과정도 담겼다. 1990년대 팸플릿에는 대학가 미용실 커트 가격이 1000원으로 표기돼 있어 당시의 생활 물가를 짐작케 하며 지역 향토 기업의 성장과 변화상도 엿볼 수 있다. 1970년대 말 지역 유통업체였던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의 고객확보를 위한 자체 신용카드 광고와 백화점 내 소극장을 운영하며 문화예술 친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한 사항도 보인다.대구은행, 대구백화점, 화성산업 등 지역 기반 기업의 광고에는 기업 로고의 변화와 함께 기업이 추구했던 가치와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읽어낼 수 있다. 지역 예술교육이 활성화되던 시기 수많은 악기사와 피아노사, 무용학원 등이 공연 팸플릿 광고에 참여했거 한국전쟁기 교육 수도로 기능했던 대구의 출판사와 서점 광고도 활발했다.다방과 서점, 피아노사와 양복점, 대학가의 복사집과 호프집 등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지역 예술의 성장과 함께해 왔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황보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우리 지역에는 오랜 세월 공연예술 현장을 후원하며 문화예술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뒷받침해 온 후원인들이 있었다”며 “광고에 남은 이들의 흔적은 지역 공연예술을 지탱해 온 또 하나의 문화사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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