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광활한 국토, 거대한 인구, 풍부한 자원 등 강대국의 기본 요건을 대부분 갖추고 있지만 중요한데도 갖지 못한 것들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동북지역(지린성·헤이룽장성)에서 동해로 나아가는 통로이다. 정확히 말하면 갖고 있다가 잃었다. 제2차 아편전쟁에서 패한 청나라는 1860년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열강들과 불평등조약인 베이징조약을 맺었다. 어쩔 수 없이 러시아에 연해주지역을 넘겨주면서 동해 진출로를 상실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과 함께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 문제에 관한 북중러 3자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만강 하류와 동해를 연결하는 구간은 북러 접경지역이어서 중국에게는 두 국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두만강의 북러 국경 구간에서는 옛 소련 시절 건설된 철교 때문에 화물선 통과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교량의 높이를 올려야 하고 대대적인 준설 작업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일각에서 중국이 동해 진출 기반을 확보할 경우, 북극항로를 겨냥한 새로운 전략함대 운영에 나설 것이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중국 해군은 보하이만과 서해(황해)를 관할하는 북해함대와 동중국해를 담당하는 동해함대, 남중국해를 맡은 남해함대 등 3대 함대를 보유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국빈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동해 진출 문제가 대화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중국으로서는 북중 우호관계를 재확인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현안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북러의 협력 아래 동해 진출의 숙원을 풀게 된다면, 한국은 사실상 논의의 장에서 배제된 셈이 된다. 한때 남북 철도 연결과 나진·선봉 개발, 두만강 경협구상에 참여했던 한국이 북중러의 행보를 바라보기만 한 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경제협력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동북아 물류망과 북극항로 운영, 나아가 안보 지형까지 바꿀 수 있는 전략적 사업이다. 주변국들이 새 지도를 그리고 있는데 한국만 구경꾼으로 남는다면 미래에 치러야할 대가는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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