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8일 나흘 차에 접어들면서 갈등과 소동이 이어지고 있다.개표소인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5 출입구에는 이날 오전 10시께 태극마크 선수복을 입은 핸드볼 여성 유소년 국가대표팀 선수 6명이 도착해 "문을 열어달라"며 시위 참가자들에게 간청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은 오는 24일 중국 산시성 진중시(晋中市)에서 시작되는 제25회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U20) 출전을 앞두고 연습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경기장이 시위로 봉쇄되자, 인근 한국체육대학교에서 대신 훈련하기 위해 훈련기구를 꺼내러 온 것이다.시위 참가자들은 "핸드볼 선수인지 우리가 어떻게 아느냐", "얼굴 대조를 위해 경기 영상을 보여달라"며 막아섰다. 입구를 지키던 경찰이 "아직 주니어 선수라 영상은 없는 거 같다"며 협조를 구하고, 선수들이 "안에 있는 공인구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참가자들은 "왜 꼭 그 공이어야 하느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한 선수가 "제발요"라며 손을 비비는 등 '간청'한끝에 시위 참가자들은 길을 내주었다.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0시 24분께 선수들이 공이 담긴 수레와 비닐백 등 훈련용품을 갖고 나오자 시위 참가자들이 몰려들어 '소지품 검사'를 시작했다. 가방 안에 부정선거 증거물인 투표용지 등이 섞여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20세 안팎의 선수들은 떠밀리듯 검사에 응하는 모습이었다. 한 남성 시위 참가자는 "양말도 벗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가 경찰 등에게 "성적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받았다고 한다. 선수들과 함께 온 감독은 "시위가 하루 이틀 내에 끝나면 기다리겠지만 2∼3주가 걸리면 그 손해를 감수할 수가 없다"고 했다.15분 뒤에는 한 외신 기자가 역시 '봉변'을 당했다. 경기장 앞에서 중국어로 들리는 언어로 카메라 앞에서 생중계를 하는 듯한 모습에 시위 참가자 20여명이 몰려와 기자를 둘러싸고 경계했다. 이들은 "중국인 아니냐", "하도 위장이 많아 의심스럽다"고 했다. 유튜브 중계를 하는 참가자는 "무슨 말인지 알아 듣는 사람이 있느냐"며 주위에 통역을 요청했다.약 5분 뒤 방송이 끝나자 중국어를 구사하는 시위 참가자가 다가가 소속을 물었고, "대만"이라는 답을 듣고서야 이 기자에게 길을 터줬다. 이들은 그러면서 국내 진보성향 매체를 비판하기도 했다.이날 오전 11시 35분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1600여명이 재선거를 요구하며 시위 중이다. 자정께(8000여명)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이들은 투표함 반출을 막겠다며 경기장 출입구 10곳을 봉쇄 중이나 구호 소리는 작아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