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600원대 진입 우려마저 나왔던 원/달러 환율이 정부 구두 개입과 이란 전쟁 종전 가능성에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다만 경제 전문가들은 여전히 1500원대에 머무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가 순(純) 채권국이고 보유 외환도 넉넉해 당장 외환 위기를 걱정할 건 아니지만, 1500원대 환율이 '뉴 노멀'로 고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1500원대 환율이 일상이 되는 건 경제 체질을 뿌리부터 흔들 수 있다.올해 들어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는데도,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잇따르고 환율이 꾸준히 오른 건 이례적이다. 경제는 심리다. 시장에서 원화를 팔고 한국 주식을 내놓는 건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 그저 가치가 떨어질 것 같다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이 외국인 주식 매도로 이어지고, 그에 따른 달러 유출이 다시 환율을 끌어올리는 부정적 연쇄 반응부터 차단해야 한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상태의 과도한 장기화도 방치할 수 없는 문제다. 환율 1500원대 고착화 저지에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미국과 통화스와프 체결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팬데믹 위기 당시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고환율 사태를 극복했던 사례가 있다. 그러나 앞서 우리 정부가 제안한 통화스와프에 미국은 여전히 답을 주지 않고 있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계획을 실행할 특별법이 오는 18일 발효되면 원화 약세 압력이 더 거세질 테니 당국의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진력할 때다. 미국은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선뜻 응하지 않고 있다.그런데 특별한 사례가 하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임시 통화스와프를 대신해 미 재무부가 아르헨티나와 맺은 최대 200억 달러 규모의 특수 통화스와프 계약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최대 채무국 아르헨티나가 기준 미달임을 알면서도 정치적으로 '남미 최대 우군'이란 점을 고려해 특혜를 줬다. 미국은 중동 내 최대 친미 거점 지위를 욕심내며 러브콜을 보내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통화스와프 요청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한미 동맹 강화, 한반도의 지정학적 안정 등 정치적 카드로 미 행정부의 마음을 흔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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