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시 봉현면 소백로에 자리한 봉현초등학교는 1935년 봉현공립보통학교로 문을 연 뒤 9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농촌지역 작은 학교다. 1941년 봉현국민학교로 교명을 바꿨고, 1996년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이후 봉현남부초등학교와 봉현서부초등학교 일부 학구를 통합하며 지역 초등교육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긴 세월 동안 이 학교는 3,65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현재 41명이 재학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교육의 폭은 결코 작지 않다. 오히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작은 학교의 장점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성장을 촘촘하게 지원하고 있다.
학교가 내세우는 교육 방향은 ‘행복가득 사랑가득 H.I.G.H. 봉현교육’이다. 삶의 힘을 키우는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목표로 배려와 나눔, 스토리 체험, 맞춤형 교육, 꿈과 재능을 교육과정의 중심에 두고 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학교가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고 느끼고 표현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가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작은 학교의 가능성은 학생 수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9월 기준 전교생은 55명으로 전년도 46명보다 19.56% 늘며 작은학교 자유학구제 운영이 학교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이후 졸업과 학년 재편 등을 거치며 재학생 수는 현재 41명이 됐지만 올해도 자유학구제를 통해 11명의 학생이 유입되는 등 학교를 선택해 찾아오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유입 학생 가운데 9명은 통학버스를 이용하고 2명은 학부모 차량으로 등교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 유입을 단순한 숫자의 증가로 보지 않고 교육 만족도와 지역 공동체 유지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교육의 핵심에는 ‘삼품 프로그램으로 참삶인 기르기’가 있다. 삼품은 올품, 늘품, 큰품을 뜻한다. 올품은 바르게 행동하려는 품성, 늘품은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 큰품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마음을 의미한다. 학교는 이 세 가지 품성을 통해 학생들이 바른 인성을 갖춘 참삶인으로 자라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올품 교육은 영주 선비문화와 독서활동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학생들은 영주 선비세상 체험, 죽령옛길 탐방, 전통시장과 향교 체험, 선비인성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지역의 역사와 정신을 배운다. 독서교육도 함께 강화된다. 선비도서관 체험, 서점 탐방, 시 낭송, 창작 시 짓기와 시화 그리기 활동은 아이들이 생각을 키우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늘품 교육은 진로와 미래 역량에 초점을 둔다. 진로 적성검사와 다양한 직업 체험, AI·디지털 역량 강화 주간 운영 등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흥미와 재능을 발견한다. 큰품 교육은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활동이다. 희망 편지쓰기, 지역 연계 봉사활동, 지역행사 참여, 장애체험, 마을도서관 운영 등이 아이들의 배려와 소통 능력을 키운다.생태교육도 이 학교가 자랑하는 특색 교육이다. ‘자연과 친구 되어 생명 감수성 기르기’는 학생들이 자연과 자신이 서로 연결돼 있음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학교 텃밭에서는 학년별로 작물을 심고 가꾸고 수확하며, 수확한 농산물을 요리하고 나누는 활동까지 이어간다. 아이들은 흙을 만지고 작물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며 생명의 소중함과 나눔의 기쁨을 배운다.
교실 밖 배움도 풍성하다. 봉현숲 사계절 관찰, 수변 식물 체험, 주변 정화활동을 비롯해 소백산 자락길 야생화 탐방,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탐방, 소백산생태탐방원과 여우생태원 체험, 예천 곤충생태원 체험, 국립산림치유원 체험 등 자연환경을 활용한 교육이 이어진다. 학생들에게 소백산 자락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살아 있는 교과서가 되고 있다.체험 중심 교육과정도 학교의 강점이다. ‘작지만 소중한 꿈자람터 만들기’를 주제로 계절스포츠, 문화예술체험, 진로체험, 생태체험, 지역 연계 체험학습을 폭넓게 운영한다. 스키와 실내물놀이, 스포츠와 연극 관람, 소백산 생태탐방, 갯벌체험, 텃밭가꾸기, 김장, 두부 만들기, 딸기체험, 빵 만들기 등이 대표적이다. 농촌지역이라는 여건을 한계로 보지 않고, 지역의 자연과 문화, 생활자원을 교육의 장으로 바꾸고 있는 셈이다.
학교는 그동안 전원학교, 창의적 체험활동 시범학교, 안전교육 시범학교 등을 거치며 교육과정 운영 역량을 쌓아왔다. 경북 Edu-그랑프리 수상, 경북 edu-Top 공모전 우수, 학교경영 우수상, 학교급식 우수식단 공모전 대상과 최우수상 수상 등도 이 같은 노력의 결과다. 지난해에는 경북교육청 꿈키움 작은 학교에 선정되며 다시 한번 작은 학교 교육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교육공동체의 결속도 단단하다. 학교는 교육설명회, 학부모 공개수업, 상담주간, 학부모 연수 등을 통해 가정과 소통하고, 지역사회 축제와 행사에도 적극 참여한다. 마을도서관 운영과 지역민 모둠북 활동 등은 학교가 지역 안에 머무는 기관을 넘어 주민과 함께 움직이는 배움터임을 보여준다.
전교 학생회장 전영광 군은 “봉현초등학교는 봉현면을 대표하는 명문 초등학교”라며 “학교 앞으로 소백산맥이 쭉 뻗어 있어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고 자랑했다. 전영광 군은 또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즐겁게 배우고 있다”며 “우리 학생들은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자 교장은 “소규모 학급의 강점을 살린 맞춤형 교육과 세심한 생활지도로 모든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자연과 함께하는 생태체험, 독서·문화예술교육, 디지털 교육, 다양한 현장체험학습을 통해 아이들의 꿈과 미래 역량을 키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