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개를 키우는 단체를 만들려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 토종개의 역사와 문화를 후세에 남기는 문화유산 기관을 만들고자 합니다”   혈통 보존과 증식에 집중돼왔던 한국 토종개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보존·계승하기 위한 첫걸음이 경주에서 시작됐다.    경주개 동경이와 삽살개를 비롯한 한국 토종개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할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 계승하기 위한 ‘한국토종개문화원(가칭)’ 설립 발기인 대회가 17일 경주 'R 북카페'에서 열렸다.이날 행사에는 최석규 경주개동경이 사업단장을 비롯, 향토사 연구자와 문화예술인, 지역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해 문화원 설립 취지와 방향을 공유하고 향후 추진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번 발기인대회는 단순히 반려동물 관련 단체를 만드는 자리가 아니라 한국 토종개를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인식하고 그 역사적·학술적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기 위한 첫 공식 논의의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발기인들은 현재 경주개 동경이와 삽살개 등이 국가 지정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지만 정작 토종개와 관련된 고문헌과 고분벽화, 토우, 회화, 민속자료, 사진자료, 연구논문 등은 개인과 기관에 흩어져 있어 체계적인 보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이들은 “지금 정리하지 않으면 귀중한 문화자료들이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며 전문 아카이브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석규 경주개동경이 사업단장은 “지금까지는 동경이와 삽살개의 혈통 보존과 증식에 집중해 왔지만 이제는 그 역사를 보존해야 할 시점”이라며 “토종개와 관련된 자료와 기록을 수집해 문화적 자산으로 재해석하고 관광과 교육, 전시, 학술연구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또 “우리나라에는 토종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박물관이나 자료관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100년 뒤에도 한국 토종개의 역사를 연구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자료관과 아카이브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문화원이 추진할 핵심 사업으로는 ▲토종개 아카이브 구축 ▲학술조사 및 연구 ▲자료 전시관 운영 ▲학술대회 개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 등이 제시됐다. 특히 오는 10월 발간 예정인 '한국 토종개 총람'을 기반으로 후속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관련 자료를 디지털화해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한국 토종개 문화원의 정체성을 단순한 동물보호나 사육 중심의 접근을 넘어 역사·문화·관광 콘텐츠 개발을 아우르는 전문 기관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또 경북과 경주가 문화원 설립의 최적지라는 점도 강조됐다. 경북은 천연기념물인 동경이와 삽살개를 모두 보유한 전국 유일의 지역이며, 특히 경주는 동경이에 대한 역사 기록과 사진 자료가 풍부하게 남아 있어 한국 토종개 문화 연구의 중심지로서 충분한 상징성과 역사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는 경주를 한국 토종개 문화 연구와 콘텐츠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대목이다.이날 회의에서는 향후 토종개 상설전시관과 순회전시회 개최, 토종개 학술대회 운영, 문화해설사 양성, 반려동물 문화 콘텐츠 개발, 토종개 역사문화길 조성 등 다양한 장기 비전도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토종개를 매개로 한 문화축제와 관광 콘텐츠가 지역 문화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데도 공감했다.특히 발기인들은 “한국 토종개의 역사와 문화를 미래세대에 계승하기 위해 문화원 설립을 추진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한편 문화원 추진위원회는 오는 10월 경주엑스포에서 열리는 한국 토종개 특별전과 연계해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사단법인 설립 절차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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