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국힘)은 서울 기초단체장 25곳 중 8곳만 건졌다. 부산시장도 내줬다. 광역단체장 기준 12대4, 숫자로만 보면 참패다. 그런데도 장동혁 대표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근거로 선거 소청을 예고하고 "전국 재선거를 목표로 싸우겠다"라고 했다.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 음모와 의혹의 언어를 전파하고 있다. 대중의 눈에 국힘은 생명력 잃은 좀비 정당처럼 비친다.이번 선거를 국힘의 '몰락'이라 치부할 수는 없다. 광역단체장 숫자는 12대 4였지만 두 정당이 얻은 총득표율은 51.5%대 42.4%였다. 지난해 대선의 이재명 49.4%, 김문수 41.1%와 거의 비슷한 수치다. 이 지점에서 국힘은 냉혹한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 표들은 국힘에 대한 신뢰가 아니다. 보수층이 여당을 견제하는 데서 나온 산물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장 대표와 거리를 둔 후보들은 선전했고, 장 대표가 직접 지원한 후보들은 고전했다. 그래서 장 대표를 향해 '선거 저승사자'라는 조롱까지 나왔다. 국힘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에게 있다. 민심은 일찌감치 '절윤(絶尹·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했다. 장 대표는 그 요구를 거부했다. 계엄 이후에도 '윤어게인' 행보를 이어가며 당을 과거의 늪으로 끌어당겼다. '내란옹호 세력'이라는 낙인은 민주당의 정치적 프레임이지만, 국힘은 이미지 탈피 노력을 하지 않았다. 특히 TK(대구·경북) 의원들은 침묵했다. 당의 진로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인데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지도부는 진영 논리에 기댔다. 쇄신의 신호탄이 돼야 할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예상대로 당권파 정점식 의원이 선출됐다.국힘은 이제라도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극우 유튜버 세력과 거리를 두며 대안 정당으로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 TK 중심 체제를 넘어서는 용기도 필요하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은 검경 수사와 국정조사로 규명해야 한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재선거 주장으로 민심의 시선을 돌리는 것은 책임 정치가 아닌 꼼수에 가깝다.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를 바꾸는 정당만이 반전을 만든다. 지금의 국힘은 아직 그 출발선에도 서지 못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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