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9월 15일, 맥아더는 '인천상륙작전(크로마이트 작전)'을 앞두고 “우리는 인천에 상륙해 적을 박살낼 겁니다”라고 말한다.    한국 전쟁 정전 76주년, 크로마이트 작전(인천상륙작전)의 가슴 졸이는 비사들을 완전 공개한 신간이 발간됐다.    정치·안보 전문기자로 30여 년간 현장을 누빈 김주환 작가가 신간 '위기에서 승리로: 크로마이트 작전의 비사'를 펴냈다. 강원도 고성 출신으로 YTN 정치·안보 전문기자와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저자는 이번 책에서 한국전쟁의 운명을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단순한 승리의 신화가 아닌 역사적 인과관계와 인간의 선택이 교차한 거대한 드라마로 재구성했다.아시아출판사가 펴낸 '위기에서 승리로'는 한국전쟁 초기 80일의 기록을 새롭게 복원한 역작이다. 총 716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 속에 개전 직후부터 서울 수복까지의 치열했던 순간들과 한반도 분단의 역사적 배경을 함께 담아냈다.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인천상륙작전을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이다. 그동안 크로마이트 작전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천재적 직관과 결단이 빚어낸 승리의 서사로 알려져 왔지만 저자는 거시적 영웅담에서 벗어나 전쟁을 구성한 수많은 인물과 사건, 그리고 우연처럼 보이는 필연의 고리들을 추적한다.책은 한국전쟁 초기 80일을 공간을 내어주고 시간을 번다는 ‘고통의 40일’ 지연작전과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하며 크로마이트 작전을 준비한 ‘반격의 40일’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나눈다.먼저 ‘고통의 40일’은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 이후 국군과 유엔군이 밀려나는 상황 속에서도 시간을 벌기 위해 펼친 지연전의 기록이다. 저자는 “공간을 내어주고 시간을 번다”는 군사 전략 뒤에 숨겨진 병사들의 희생과 처절한 전투를 세밀하게 복원한다. 서울 함락과 한강 방어선, 낙동강 전선에 이르기까지 국가 존망이 흔들렸던 순간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이어지는 ‘반격의 40일’은 낙동강 방어선을 사수하며 전세 역전을 준비한 과정에 집중한다. 워싱턴과 도쿄, 한반도 곳곳에서 극비리에 진행된 크로마이트 작전의 준비 과정이 긴박감 있게 그려진다. 저자는 낙동강 전선에서의 끈질긴 버팀이 없었다면 인천상륙작전의 성공도 존재할 수 없었다고 강조한다.특히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기까지의 숱한 난관과 비화를 풍부한 자료를 통해 소개한다. 당시 미 합동참모본부 차장이었던 매튜 리지웨이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 가능성을 “5천 분의 1”이라고 평가하며 강하게 반대했다. 조수간만의 차가 최대 10m에 달하는 인천의 자연조건은 상륙작전의 최대 장애물이었다. 그러나 맥아더는 “적이 불가능하다고 믿기에 오히려 허점을 찌를 수 있다”며 작전을 강행했다.저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기존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조명되지 않았던 사실들을 발굴한다. 인천을 상륙지점으로 선택하는 과정에서 일본군 출신 정보조직이 수행한 역할, 태풍과 조수 조건이 작전에 미친 영향, 김일성 역시 유엔군의 상륙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 등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작동한다.또 장군들의 전략과 정치적 결단만을 다루지 않는다. 전쟁의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학도병과 국군 장병들, 이름 없이 활동했던 첩보부대원들의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룬다. 인천상륙작전의 성공 뒤에 가려진 수많은 무명의 헌신을 복원하는 데 상당한 지면을 할애한 것이다.전쟁의 비극성도 외면하지 않고 전쟁이 남긴 상처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노근리 사건, 국민보도연맹 사건, 대전형무소 학살 사건 등 좌우 진영을 가리지 않고 반복된 민간인 학살의 참상을 통해 영웅담과 승전사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의 고통과 희생을 함께 기록한 점은 이 책의 또 다른 가치다.후반부에서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 이후 시선을 더 넓혀 한반도 분단의 근원을 추적한다. 광복 이후 미국과 소련이라는 강대국의 이해관계 속에서 형성된 38선, 좌우 이념 대립, 냉전 질서의 형성과정 등을 통해 한국전쟁이 왜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한다.책의 구성은 크게 2부로 나뉜다. 제1부 ‘전쟁발발부터 서울 수복까지’에서는 38선 붕괴와 서울 함락, 낙동강 전선, 인천상륙작전, 양민 학살 등을 다루며 전쟁 초기의 긴박한 전개를 재현한다. 제2부 ‘분단과 갈등: 38선, 비극의 씨앗’에서는 한반도 분단의 국제적 형성과정과 해방 공간의 정치적 갈등, 전쟁으로 향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김주환 저자는 1991년 유엔 캄보디아 과도행정기구(UNTAC) 활동을 시작으로 국제 현장을 경험했다. 이후 YTN에서 29년간 정치·안보 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공군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숨겨진 전쟁: 미국의 캄보디아 침공'이 있다.전쟁의 기억이 점차 희미해지는 시대, 이 책은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을 통해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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