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용강동에 사는 A씨(54)는 지난 14일 오후 3시30분쯤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지난 29일 A씨에 따르면 신원미상의 남자가 "댁의 아들을 납치했으니 돈을 입금하라"는 말과 함께 아들을 바꿔주며 "아버지 납치됐으니 빨리 빼내주세요"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은 것. 다급해진 A씨는 급하게 자리를 박차고 나가 경주시 용강동 소재의 낙농농협에서 현금 600만원을 입금시켰다. 또 지난 27일에도 같은 수법으로 경주시 구정동 B씨(58.여)를 상대로 불국사농협에서 1300만원을 갈취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처럼 전화금융사기에서 한 단계 진화한 일명 '부모 협박'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리면서 자녀를 둔 부모들이 안절부절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특히 '부모 협박' 보이스 피싱의 경우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사기행각을 벌이던 예전의 보이스 피싱과는 달리 휴대폰 소유자의 이름과 자녀의 이름, 집주소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치밀한 계획을 세운 뒤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어 피해를 당할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해 금품을 갈취하려는 보이스 피싱 범죄가 또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다"며 "그러나 이들 범죄자들이 국내에서 전화를 거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해외에서 전화를 걸고 있기 때문에 범인 검거가 쉽지 않은만큼 보이스 피싱 전화를 받을 경우 반드시 사실 확인을 하고 동시에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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