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길(Third Way)은 유럽 좌파의 수정주의 노선이다. 제3의 길을 정치적으로 구현한 인물은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였다. 그는 노동당의 교조적 사회주의 노선을 과감히 수정한 '신노동당(New Labour)'을 내세워 시장경제와 복지를 결합하는 실용 노선을 추진했다. 독일에서도 비슷한 실험이 이어졌다. 1998년 집권한 독일 사회민주당(SPD)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는 2003년 노동시장 유연화와 복지 개혁을 담은 '아젠다 2010'을 내놓았다. 독일은 이후 실업률이 크게 낮아졌고, 유럽 최대 경제국으로서의 경쟁력을 공고히 했다.한국에서는 노무현 정권이 첫 시도를 했다. 복지와 균형발전을 확대하면서도 재벌 체제를 인정하고 한미 FTA를 추진했다. 민주화 세대와 호남의 지지로 집권했지만 산업화 세대와 영남 기반의 한나라당을 향해 대연정까지 제안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진보에는 배신자였고, 보수에는 위장된 좌파였다. 양쪽 모두의 신뢰를 잃은 노무현의 길은 부동산 가격 급등과 열린우리당 분열, 10년 집권 피로감이 겹치며 정권 교체로 막을 내렸다.제3의 길이 다시 이재명 정부에서 소환되고 있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중도층을 품으려면 블레어식 제3의 길을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서 "기회주의적 협잡"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유럽의 시각에서 본다면 이런 논쟁은 매우 낯설게 보일 것이다. 유럽에서 제3의 길은 좌파가 시대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를 놓고 벌인 치열한 노선 경쟁이었다.반면 지금 여권 내 갈등은 친문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보수 인사 중용 등 권력 운용을 둘러싼 계파 간 이해관계가 그 바탕에 있다. 국민은 물가와 일자리, 저성장과 양극화를 걱정하는데 여당은 총선 공천권을 누가 행사할지, 차기 대권의 유리한 고지를 누가 선점할지를 놓고 다투는 모습이다. 어느 나라든 국민이 여당에 바라는 것은 삶의 변화일 것이다. 당권 향배를 두고 제3의 길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다투기 전에 집권세력이 하나가 돼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내놨으면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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