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은 '적대적 2국가론'을 채택한 후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부르고 있다. 한국에서도 남북관계의 단절을 극복하고 평화를 다지는 과정에서 북한을 어떻게 부를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예전 중공을 중국으로 바꿔 부르는 경우처럼 냉전시대 국호 문제는 '누가 그 민족과 국가를 대표하는 합법 정부인가'를 둘러싼 이념 대결 차원에서 인식됐다. 국호 자체가 정치적 무기가 되거나 외교적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고, 한반도에서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이재명 정부 들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평화적 2국가론'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북한을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나 '조선'으로 불러 반발을 사기도 했다. 북한의 국호 사용은 헌법에 위반될 수 있고, 북한의 2국가론에 동조하는 일이라는 것이 반발 이유다. 야당은 헌법 영토 조항(제3조)과 통일 조항(제4조)에 위배된다며 "공론화를 거쳐 바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일부 사회단체들은 '평화적 2국가론'이 평화체제 구축이나 통일 국가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국내 7대 종단의 원로 지도자들도 이달 초 "상대의 이름을 존중하는 것에서 평화는 시작된다"며 남북이 서로 공식 국호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부도 평화적 2국가론이 국제법상 두 국가라는 것으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남북연합에서의 두 국가를 의미하는 것일 뿐이어서 법적인 국가로 승인한다는 의미도 아니라서 위헌 소지도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적 공감을 얻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국호 사용 여부는 정치적 문제와 언어 습관이 동시에 작동한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호칭을 변경한다고 곧바로 사회적 언어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논리적 근거와 필요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다양한 토론과 수용과정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중공 대신 중국으로 바꿔 부른 것은 단순한 호칭 수정이 아니라 상대를 현실의 외교 파트너로 인정하는 정치적 신호였다. 북한에 대한 호칭 문제도 냉전의 언어를 계속 붙들 것인지, 새로운 현실에 맞는 언어를 모색할 것인지를 놓고 냉철한 사회적 논의에 나설 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