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웩 더 독(Wag the Dog)'은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몸통이 꼬리를 움직이지만, 거꾸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본말전도(本末顚倒)의 현상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웩 더 독은 이미 국내 증시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대금이 원본 주식 거래량을 위협할 정도로 불어나면서다. 일부 상품은 원본 종목 거래량의 60%를 넘어섰고, 이들 ETF의 거래대금을 합치면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20%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문제는 '일일 리밸런싱' 구조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 2배를 맞추기 위해 상승장엔 장 마감 무렵 주식을 더 사들이고, 하락장엔 더 팔아야 한다. 이런 기계적 추격 매매는 상승장에서는 과열을, 하락장에서는 공황매도를 부추기며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쏠림과 투자자 손실을 확대한다"고 경고한 것도 몸통인 현물시장보다 꼬리인 파생상품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정치권에서도 웩 더 독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대표적 사례가 검찰의 보완수사권 문제다. 이재명 대통령이 예외적 존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시사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 법안소위는 여당 강경론대로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내 강경론이 정책 방향을 좌우한 게 아니냐는 웩 더 독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현실에선 경찰 수사의 한계도 드러났다. '장윤기 사건'에서 보듯이 경찰의 부실 수사와 유착 의혹에 대한 견제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은 바뀌지 않았다. 시장이든 정치든 꼬리를 움직이는 건 소수지만, 그 파장은 몸통 전체가 감당해야 한다. 몸통이 약할수록 꼬리는 더 요란하게 흔들리지만, 꼬리가 몸통을 대체할 수는 없다. 정치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다. 정책보다 정략이, 비전보다 계파가, 민생보다 정쟁이 앞서는 순간 정치는 웩 더 독의 함정에 빠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몸통을 튼튼하게 바로 세우는 일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