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3%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경상 성장률은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정부는 14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한국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작년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월 제시한 2.0%보다 1.0%포인트(p)나 높여 잡은 것이다. 정부의 전망치는 한국은행(2.6%), 한국개발연구원(KDI·2.5%) 등 국내 기관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6%), 국제통화기금(IMF·2.6%), 아시아개발은행(ADB·2.6%) 등 해외 기관보다도 높다.정부 예상대로 된다면 올해 한국 경제는 2021년(4.7%) 이후 처음으로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다. 정부는 인공지능(AI) 대전환으로 촉발된 글로벌 반도체 호황이 수출 등 호조로 이어진 점이 성장률 전망치 상향에 가장 큰 배경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다른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는 5∼6월 발표돼 3∼4월까지 경제 지표에 기반을 둔 것이지만, 정부의 전망치는 지난달 실적까지 고려한 것이어서 더욱 높게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실제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70.9% 증가한 1022억5000만달러로, 한국 월 수출 사상 최초로 1000억달러를 넘겼다. 상반기 수출 역시 4967억달러로 48.4%나 급증하며 같은 기간 중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최근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 이후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조기에 이행하는 분위기 역시 성장률 전망에 일부 반영됐다. 중동 전쟁에 따른 하방 압력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진화하는 등 정책 효과도 있는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이와 함께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전망치에는 정책 의지도 담겼다"고 설명했다. 물가지수인 GDP 디플레이터를 고려한 경상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4.9%에서 12.3%로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 정부의 예상대로라면 경상성장률은 1996년(12.3%)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된다. 경상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 자체는 2002년(11.0%) 이후 24년 만의 일이 된다.반도체 수출 가격이 급등하면서 교역 조건이 크게 개선돼 GDP 디플레이터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 116.8%, 4월 148.3%, 5월 163.3%로 석 달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상승률도 점점 확대됐다.내년 실질 GDP 성장률은 2.2%, 경상 GDP 성장률은 4.6%로 전망됐다. 올해 큰 폭의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성장률 전망치는 다소 깎일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등이 글로벌 D램 매출은 내년에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경제 성장세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실질·경상 GDP 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지난해보다는 높은 수준이다.가파른 경제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4만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됐다. 분모인 GDP가 커지면서 올해 국가채무비율은 당초 50.6%에서 47.0%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성장세 확대로 재정 건전성 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던 정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내년 경상수지 전망치는 2450억달러 흑자로 제시됐다. 수출 증가율은 1.0%, 수입 증가율은 3.0%로 전망됐다.